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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
매트 와인스타인·루크 바버 지음. 서영조 옮김. 아인북스 펴냄. 1만500월 |
“개가 우릴 가르쳐야 한다”
한식구로 뒹굴며 터득한 깨달음 67가지
개를 욕되게 하는 수식어를 거두라
곧 설을 쇠면 병술년 개띠 해다. 개에게도 과연 불성이 있을까? <우리는 개보다 행복할까?>(아인북스 펴냄)의 저자들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개는 불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바로 부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우리가 개보다 더 행복할 리가 없다.
국제 경영컨설팅 회사 대표이자 저명 연사인 와인스타인, 대학 철학교수이자 작가인 바버는 이전에도 <개처럼 일하라>는 책을 공동집필한 적이 있다. 개 도사, 개 철학자, 개 명상가들이라 불러도 좋겠다. 이 사람들에겐 “개” 또는 “개같은” 운운 하는 비하조의 흔해빠진 수식어가 상징하는 개에 관한 통념은 정말이지 언급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사실 및 진실과 동떨어져 있다. 감히 말하건대, ‘지금까지 우리는 개를 가르쳐 왔으나 이제부터는 개가 우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개가 인간을 가르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개한테서 인간이 배울 게 엄청 많다는 ‘진리’를, 개와 한식구로 뒹굴며 생활한 체험을 통해 터득한 67가지의 깨달음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따뜻하고 잔잔하고 애틋하고 뭉클하고 기쁘고 웃기고 때론 애잔하고 눈물까지 번지게 하니 개 해 맞이 읽을거리로는 제격이라고나 할까.
따뜻하고 뭉클한 사연 성찰하게해
사례 38(게재 순번). ‘개들은 사소한 일에 땀을 흘리지 않는다’. “더위가 아무리 심해도 우리 개들은 달리러 나가고 싶어한다. 나는 그들에게 모피 코트를 입고 뙤약볕 아래를 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려 하지만, 그들은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개들은 일종의 타협을 했다. 조깅을 하러 나가기 전에 개들이 수영장에 몸을 담그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 나를 몹시 분노하게 만든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와 개들이 1㎞ 정도를 달렸을 때였다. 30대로 보이는 여자가 여섯살 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와 함께 공원에 나와 있었다. …‘앨리, 저 개들 땀흘리는 것 좀 봐! 불쌍한 것들.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더운 날 개들을 저렇게 달리게 만들까?’ 나는 그 말을 못 들은 척하고 계속 달렸다. 그러나 나는 너무 기분이 상했다. ‘아니,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뭘 알고나 말하는거야?’ 달리면서 생각할수록 점점 더 기분이 나빠지고 분통이 터졌다. 그리고 그 여자에게 해주었어야 했을 말들이 떠올랐다. 달리면서 나는 그 여자에게 대꾸해줄 말을 머릿속으로 연습했다. …‘당신이 그렇게 무식하다는 사실도 안타깝지만, 그보다 더 한심한 것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멍청함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있다는 사실이요! 내가 이 개들을 달리게 만든 게 아닙니다. 개들이 좋아서 달리는 거라구요! 게다가 이건 땀이 아니예요. 개들은 땀을 흘리지 않는다구요! 그래서 개들은 늘 헐떡거리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혀를 내놓고 있는 거라구요!’ 달리면서 머릿속으로 여자에게 퍼부어줄 말들을 이리저리 다듬고 고쳤다. 그리고 그 순간이 계속 떠올라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집에 도착하려면 1.5㎞ 정도가 남았을 때 나는 개들의 몸을 마지막으로 적셔주기 위해 공원의 분수대에서 발을 멈추었다. 머리와 목에 물을 부어주자 개들은 모두 기분좋은 웃음을 지었다. 아…! 내가 거의 한 시간 동안 여자의 말을 되새기며 스스로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동안, 개들은 단순히 달리기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사소한 일을 크게 부풀려서 감정적으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는데, 나의 개들은 아무런 땀도 흘리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사실을 깨닫고 나자 거기서부터 집까지 달리는 길은 무척 즐거웠다. 다시 한번 나는 인생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채 보내기에는 너무나 짧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개는 사소한 일에 땀을 안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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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간의 역사에서 일찌감치 인간을 동반자로 삼아 생존을 도모한, 인간 정서에 가장 근접한 매우 특이한 동물이다. 올해는 띠로 보면 개의 해다. 험한 세상, ‘개보다 못한 인간’ 따위의 욕은 인간이 아니라 개를 욕보이는 무례라는 항의가 들려올 것 같다. 아인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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