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9 06:56
수정 : 2006.01.09 06:56
황룡사.안압지 기와 능가 국내 최대
1장당 무게가 무려 15㎏에 달하며 길이만 55㎝에 이르는 통일신라시대 초대형 평기와가 남한산성 행궁지에서 다수 출토됐다.
이런 규모는 통일신라시대 이전에 제작된 고대 한반도 기와류 중에서도 큰 건축물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각각 안치되는 장식기와 일종인 망새(치미)를 제외하고는 무게와 길이 모두 최대로 기록되게 됐다.
이와 같은 대형 평기와류는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관장 조유전)이 지난해 5월 이후 경기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935-3 일대 남한산성 행궁지에 대해 실시한 제7차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초대형 건물터 인근 기와 퇴적층에서 확인됐다.
토지박물관 김상익 팀장은 "통일신라시대 이전 평기와로 이보다 더 규모가 크고 무게도 무거운 유물이 있는지 조사 중이나, 아직까지 전례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세대박물관 소장품으로 고구려 평기와로 알려진 유물이 지금까지는 최대급이라고 했으나, 이번 남한산성 출토품에 견줄 정도는 되지 못한다"고 9일 말했다.
이들 평기와류는 윗폭 41㎝, 아랫폭 43㎝에 길이는 55㎝에 이르고 있으며 두께만도 5.5㎝를 기록하고 있다.
황룡사를 비롯해 1970년대 이후 경주 지역 대규모 신라시대 유적 발굴조사에 관여했으며 지난 2일 토지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이런 평기와는 황룡사나 경주 안압지에서도 출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평기와 1장이 기록하고 있는 15㎏이라는 무게는 대한소아과학회에서 지난 2002년 발표한 '한국소아발육표준치'에 견준다면, 만 3-3.5세의 남자아이 평균 몸무게(15.08㎏)와 만 3.5-4세의 여자아이 평균 몸무게(15.37㎏)에 각각 해당한다.
이 남한산성 발굴에서 더욱 이상한 것은 이보다 더 크고 더 무거운 평기와도 확인되고 있는 점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길이와 폭이 각각 60㎝와 40㎝ 정도 되는 다른 평기와 유물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 거대 평기와류는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미뤄볼 때 실제 건물의 지붕을 얹는데 사용됐음이 확실하다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그는 "이런 평기와가 다수 출토되고 있으며, 아울러 이들과 짝을 이루었음이 분명한 수키와(폭 14-22㎝, 길이 53㎝, 두께 2.5㎝) 또한 다량으로 확인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분명 실제 건축물 부재로 사용됐다"고 자신했다.
조유전 관장은 "이처럼 큰 평기와와 수키와를 얹은 건물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현재로서는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런 건물은 용도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남한산성 행궁지에서 출토된 평기와 중 조선시대에 제작되고 사용된 유물은 폭이 25㎝에 길이 38㎝에 지나지 않았다.
남한산성 행궁지에서는 이와 함께 신라시대 지방관 명칭 중 하나인 ''(촌주. 지방관의 한 종류)라든가 천신와 의미가 같다고 생각되는 ''(천주) 등의 글자를 새긴 명문 기와 또한 다량으로 출토됨으로써 이들 기와류를 사용한 건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토지박물관은 7차 조사 결과 정면 최소 11칸에 총길이 50m를 상회하는 통일신라시대 초대형 건물터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건물터 용도와 정확한 규모는 2-3월 무렵에 재개될 추가 발굴조사와 기와명문에 대한 정밀한 분석 등을 기다려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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