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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2 15:55 수정 : 2006.04.03 17:38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개똥송

우리집에는 강아지가 세마리 있다.

푸들인 별이와 춘향이, 슈나우져인 크크인데

10년 전에 그림 그리려고 슬쩍 키운 것이 이렇게 늘었다.

우리집에는 강아지를 대하는 데 있어 남자와 여자가 확실히

다르다. 남자인 나와 아들 시현이는 그냥 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딸 솔나리와 솔나리 엄마는 그냥 딸이나 동생이라고 생각한다.


강아지들도 그냥 식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강아지를 키운 지 한 8년이 지나서야 나는 별이의

“아빠 뭐해?”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얘들은 정말로 그냥 우리 식구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녀석들이 싸 놓는 똥은 정말 성가시다.

개똥이 거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솔나리가 옆에 지나가면

난 이렇게 말한다.

-솔나라, 이거 아빠 식량이야 건들지마.

이 말을 번역하면

-솔나라 개똥 좀… 아냐… 니가 치우겠냐, 젠장 내가 치워 야지,

에잇, 기왕이면 기분 좋게 처리해 보자…

이런 뜻이다.

그래서 난 간단한 동요 같은 걸 하나 지었다.

제목은 개똥송

거실 바닥에 우리집 개똥

먹어 버릴까 먹어 버릴까

치우기 싫은 우리집 개똥

볶아 먹을까 튀겨 먹을 까

아 ---- 그냥 먹을 까.

이러고 나면 확실히 좀 덜 더러워 보인다.

정말 그렇다. 여러분도 한번 해 보시라.

언제가 되면 개똥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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