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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9 16:27 수정 : 2006.04.03 17:38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성냥팔이 소녀

얼마전에 원혜영 의원이 부천시장 시절 만화가들에게 신세

많이 졌다면서 세종 문화회관 뒷골목에서 만화가들에게 저녁을 샀다,

이두호, 이현세, 이희재씨 등과 박기준 선생등 원로 만화가들이

모여 고기를 먹고 헤어졌다.

헤어질 때 길목에 대학교 1학년 쯤 되었을 여자애가 맛좀 보라며

전병류의 과자를 팔고 있다. 추위에 떨며.


나는 사주고 싶었지만 과자가 썩 먹고 싶지 않았고, 그런 걸 사고는

후회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것을 공연히 살 필요는 없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들고 가기 불편 한 탓도 컸다.

그런데 그때 이현세씨가 보더니 얼마냐 하며 사주는 것이다.

사서는 옆에 있는 후배에게 주었다. 그리고는 아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열심히 살아라.

하는 것이다. 정말 멋있었다. 아, 나는 왜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왜 내가

먹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못했을까. 난 정말 이렇게 머리가 안돌아 갈 때가

많단 말이야 하면서 한참을 가다가 가만 생각하니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싶어

다시 가서 샀다. 만원. 그리고 얼마 후 울산에서 올라온 후배에게 주었고

그나마 기분이 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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