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9 18:35
수정 : 2006.01.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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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류 최후의 고향
존 리더 지음. 김명남 옮김. 지호 펴냄.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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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독서
‘은퇴하면 시골에 가서 살아야지.’ 인공적인 도시에 물린 사람이면 한번쯤 이런 꿈을 꾼다. 기독교의 천국 역시 전원의 모습이다. <도시, 인류 최후의 고향>(지호 펴냄)은 그런 행태에 ‘꿈 깨’라고 말한다. 흰개미의 개미탑이 그렇듯이 도시 역시 인간이 만든 자연이다. 지구적인 도시화에 따라 어차피 도시는 현대인의 고향일 수밖에 없다는 거다.
비생산 인구를 먹여살릴 식량 잉여가 도시를 낳았다는 도시탄생 설화를 뒤집고 지은이는 도시가 세워졌기 때문에 농업잉여가 촉진되었다고 주장한다. 그 이론에 기대면 도시는 적어도 배후지에 대한 기생적인 존재가 아니라 공생적인 존재다.
그러나 도시화의 진전은 식량, 물, 위생, 주택 등 문제가 불거져 때로는 도시 자체, 때로는 나라의 운명과 관련되기도 한다. 지은이는 로마가 국력을 쏟아부은 물과 식량수급, 독일 제2, 3제국의 베를린이 전쟁중 겪은 식량난, 중세 런던의 쓰레기와 하수처리, 아스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과 그 위에 세운 멕시코시티의 물과 교통, 사회민주당의 스톡홀름 주택정책 등 역사를 관통하며 도시상을 분석한다.
현재 지구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고 2030년에는 2/3까지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현대 도시가 지표면의 2% 미만인데 세계자원의 75%를 소비하는 블랙홀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 예컨대 1500㎢ 넓이의 런던은 물자 수요와 쓰레기 처리를 위해 2000만㎢의 토지가 필요하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울상만 짓고 있을 수 없는 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도시는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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