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26 18:37
수정 : 2006.02.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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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 모차르트의 마지막 나날
H.C.로빈스 랜던 지음. 김양희 옮김. 엔북 펴냄.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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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독서
음악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1791년 12월5일 서른다섯의 한창 나이에 죽음을 맞는다. 당시 천재의 느닷없는 요절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해 누군가 비소가 든 토파나수를 먹여 독살했다거나 성추문과 관련돼 살해되었다는 등의 갖가지 소문과 억측을 낳았다. 그의 주검이 오스트리아 빈 교외의 성 마르크스 묘지 어디엔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현재까지 무덤조차 찾을 길이 없는 탓에 그런 소문과 신화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84년 피터 셰퍼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밀로쉬 포먼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그것은 한층 더 증폭됐다.
음악비평가 H.C. 로빈스 랜던는 <1791, 모차르트의 마지막 나날>에서 공식적인 자료만으로 객관적 진실을 추구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프리메이슨 결사가 선의 모델로 사용됐다는 설, 천박하고 어리석으며 낭비벽이 심한 악처로 알려진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의 본 모습, 모차르트를 질투해 죽음에 빠뜨렸다는 당대의 저명한 작곡가 샬리에리의 고뇌와 진실 등 갖가지 궁금증을 매혹적으로 풀어낸다. 현대의학과 당시 모차르트의 치료기록 등을 통해 본 모차르트의 사인, 살리에리가 베토벤의 제자 이그나츠 모셸레스에 털어놓은 고백, 콘스탄체가 실은 세련된 예의범절을 갖춘 교양있는 숙녀였다는 주변인물들의 증언 등은 흥미를 끈다.
27일은 모차르트가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했으며, 우리나라에도 기념음악회가 잇따라 열린다.
13살 때부터 모차르트에 매혹됐다는 저자는 “모차르트가 물려준 유산은 우리가 마주하게 될 인류의 존재에 대한 충분한 변명이 되며, 결국은 우리의 궁극적 생존을 위한 고요하고 작은 희망일 것”이라고 말한다. 랜던은 영미권에서 손꼽히는 음악 비평가로 공연예술을 위한 저서를 대상으로 하는 ‘로저 메첼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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