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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3 13:55 수정 : 2006.02.03 13:55

도정일/ 문학평론가·경희대 영어학부 교수

"인문학 목표는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

"지나고 보니 해놓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월은 흘러 시간에 등 떼밀려서 쫓겨온 느낌…"

비평과 저술을 통해 국내 문화담론을 이끌어 온 도정일(65)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는 23년간 섰던 대학 강단을 떠나는 소회를 밝히며 3일 "강단에 서면서 젊은 정신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 부분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인문적 가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지키는 기본"이라고 정의하며 "인문학은 바로 대학 전 과정의 기초인 동시에 시민교육의 기초가 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1965년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1년부터는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 공동대표를 맡아 `기적의 도서관'과 `북스타트 운동'을 전개, 책읽는 사회를 만들어 우리사회를 성장시키는 데 노력해 왔다.

그는 "인문학의 위기를 직면했을 때 대학에만 박혀 있어서는 그런 위기를 타개할 수 없고 사회적인 메시지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들었다"며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시장 가치가 우리사회의 유일한 가치가 될 때 사회의 중요한 가치들은 그 속에 복속돼 인간의 삶은 파괴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교수에게는 정년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며 "퇴임후에도 연구와 봉사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퇴임하지만 경희대에서 계속 강의를 맡으며 집필할 예정이다.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와 `일본대중문화 베끼기(공저)' 등 다수의 작품을 쓴 도 교수는 "내가 스스로 가지고 있는 기대나 수준이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 책 내기가 두려웠다"며 "앞으로는 골방에서 책 쓰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인문학의 목표는 인문학 전공자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라며 "건강하고 비판적 사고력과 지성을 가진 젊은이들을 기르는데 후배 교수들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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