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06 20:11
수정 : 2006.02.06 20:12
달아 달아∼청계천에 뜬 보름달아∼12일 밤 ‘무병 기원’ 행사 열려
청계천 광통교에서 정월대보름 다리밟기가 81년만에 재현된다.
서울 중구는 정월대보름인 오는 12일 청계천 광통교에서 전통 세시풍속인 다리밟기를 재현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청계천 다리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 복원된 광통교는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서 가장 큰 다리로, 수표교와 함께 정월대보름 다리밟기로 가장 유명했던 곳이다.
<서울 육백년사>를 보면 청계천에서 격식을 갖춘 다리밟기 놀이는 1925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는 기록이 있어, 이번 행사는 광통교 복원을 계기로 81년만에 옛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다.
‘답교놀이’로도 불리는 다리밟기는 고려시대부터 정초에 자기 나이만큼 다리를 밟으면 그 해 다리에 병이 나지 않고 재앙을 물리치며 복을 가져온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세시풍속이다. 다리밟기는 해마다 음력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3일 간 이뤄졌고 서울에선 밤 늦도록 사대문을 닫지 않았다.
당시 청계천에선 양반, 서민 구분할 것 없이 몰려나와 광통교, 수표교 등 다리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퉁소와 북 장단에 맞춰 선소리꾼까지 가세해 청계천 일대에서 장관을 이뤘다.
다리밟기가 성황을 이루자 양반들은 서민들과 뒤섞이는 것을 꺼려 정월대보름 하루 전인 14일 밤에 다리밟기를 했는데 이를 양반다리밟기라고 불렀고, 부녀자들은 하루 뒤인 16일 다리를 밟았다고 전해진다.
중구는 광통교가 본 모습을 되찾음에 따라 광통교다리밟기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민속학자의 고증을 받아 다리밟기 행사를 재현한다. 12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될 다리밟기는 광통교에서 비나리·양반마당·선소리마당·무등마당 등의 놀이판과 전통 복장을 갖춘 임금 다리밟기가 재현되고,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광통교, 광교, 모전교 구간에서 처녀총각 다리밟기, 직장인 다리밟기 등이 펼쳐진다. 이에 앞서 널뛰기, 윷놀이, 투호놀이 등의 민속놀이와 함께 쥐불놀이, 강강술래, 불꽃놀이도 진행된다.
중구청 윤배 문화예술팀장은 “앞으로 광통교 다리밟기를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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