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서 인도ㆍ인수식 열려
3.1절 개성 성균관서 인도ㆍ인수식 열려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100년 동안 방치돼 오다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돌아온 북관대첩비가 87주년 3.1절을 기해 1일 오전 북한으로 인도됐다. 이날 오전 11시 북한 개성의 성균관 명륜당 앞에서 열린 인도ㆍ인수식은 김원웅 의원과 유홍준 문화재청을 비롯한 북관대첩비환수추진위 인사,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 남측 관계자 150여 명과 북관대첩비되찾기대책위 김석환 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남북한 공동 사회자의 내빈 소개로 시작된 인도ㆍ인수식은 북관대첩비 관련 경과보고, 북측 대표 김석환 위원장의 환영사와 유홍준 청장의 환송사 등이 이어진 뒤 남북 관계자의 인도ㆍ인수 서명 순으로 진행됐다. 북측의 김석환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북관대첩비 반환이 우리 민족의 우수한 역사문화 전통과 애국정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며 "일본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민족단합과 6.15공동선언 정신을 실현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관대첩비환수추진위 공동위원장인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은 "북관대첩비의 환수는 민족사의 수모를 씻는 상징"이라며 "일본이 약탈한 문화재들을 돌려받는 데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환송사에서 "이번 일은 남북한 민간이 협력해 성취한 '문화의병운동'이라 할 수 있다"며 "모든 문화재는 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또한 남북한 문화재 교류ㆍ협력의 확대를 위한 문화재 당국 최고책임자 회담을 북측에 제의하기도 했다. 한편, 북관대첩비 반환운동을 주도해 온 한일불교복지협회의 초산 스님은 "물 건너 무거운 바위 모자를 벗고 고향으로 돌아오셨으니, 삯바람 성성한 고향 옛 집에서 편히 가시옵소서"라며 북관대첩비를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심정을 절절히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문화재청은 북관대첩비가 원래 자리인 함경북도 김책시에 복원되면 우리 측 관계자가 참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북측 당국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을 떠나 육로를 통해 북한 개성으로 인도된 북관대첩비는 함북 김책(옛 이름 길주)으로 옮겨져 원래 세워져 있던 위치에 복원될 예정이다. 인도ㆍ인수식이 끝나고 유홍준 청장 등 남측 대표단은 개성 성균관과 선죽교 등 개성 시내 주요 역사 유적지를 참관했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 (개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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