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신성일…' 일반 개봉으로 화제
"앞으로 성욕을 금기시하는 집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화로 만들 예정입니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신재인(35) 감독의 장편 독립영화 '신성일의 행방불명'이 지난달 16일 개봉됐다. 신 감독은 단편 '재능 있는 소년 이준섭'과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를 통해 독특한 상상력으로 영화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첫 독립 장편영화인 '신성일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 영화제 베를리너자이퉁 독자상(2005년), 밴쿠버 영화제 용호상 부문 특별언급(2005년)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 그 외에도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홍콩영화제, 런던 영화제 등 수많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아 상영됐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그는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신성일의 행방불명'이 일반 개봉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보육원에서 뚱뚱한 원생 신성일이 원장에게 금식을 강요당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 원장은 식비를 아끼려고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먹는 것은 추악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신 감독은 "부조리한 교리를 믿는 신성일을 통해 어리석은 믿음에 인생을 지배당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 사회에 대해 관객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신성일의 행방불명' 끝 부문에 '김갑수의 운명'이라는 속편을 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영화에서는 성욕의 금기시하는 보육원이 등장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속편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식욕을 금기시하는 내용인데, '김갑수의 운명'은 '신성일의 행방불명'에서 신성일의 보육원 친구 김갑수를 중심으로 성욕을 금기시하는 보육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룹니다." 그는 '김갑수의 운명' 제작 계획을 언급하면서 독립영화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독립영화가 상업영화보다 만들기가 더 어렵다"면서 "독립영화는 투자를 받기도 힘들어 감독 스스로 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한 장면이 담긴 사진이었다. 신 감독은 "영화 속 여성 복서인 매기가 내 인생과 흡사해 좋아한다"면서 "서른을 넘긴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한 매기처럼 나도 30살에 영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 철학과로 전과했고 사법ㆍ외무고시 1차 시험에 모두 합격했지만 2차 시험을 포기하고 소설을 썼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본인의 소설을 내줄 출판사를 찾지 못해 직접 영화를 만들겠다며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면서 "극중 매기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좋은 느낌'을 줬던 것이 복싱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내게는 영화가 그랬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좀비(Zombie)영화 '어머님이 오셨다'를 준비 중이다. 영화사 블루스톰ㆍ씨네클릭아시아가 공동 제작하는 작품으로 그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어머님이 오셨다'에 대해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만들게 된 영화"라면서 "좀비가 돼 돌아온 어머니에게 자식들이 효도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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