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3 14:48
수정 : 2006.03.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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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는 3일 오전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개방식‘을 갖고 정조대왕 화성행차 회경 어가행렬, 숭례문 생활사 재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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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의 중앙통로가 근 한 세기만에 일반에 개방됐다.
서울 중구는 3일 오전 이명박 서울시장과 문화재 관계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숭례문 개방식'을 갖고 숭례문의 중앙통로인 홍예문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1907년 일제가 숭례문과 연결된 성곽을 허물고 도로를 낸 이후 숭례문은 도로로 둘러싸여 99년간 섬처럼 고립돼 있었다.
지난해 5월 숭례문 주변에 광장이 조성돼 일반에 개방된 이후에도 숭례문 출입 은 계속 통제됐다.
이날 행사에서 홍예문은 이 시장이 대북을 세 번 치자 활짝 열렸으며 이어 수문장 행렬이 중앙통로를 통해 숭례문 광장으로 들어왔다.
시민들은 홍예문이 열리자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그러나 중앙통로가 개방되자 광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통로로 한꺼번에 몰려들어 혼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숭례문 개방을 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왔다는 임석호(73) 할아버지는 "옛날에 서울에서 학교 다닐때는 숭례문으로 다닐 수 없었는데 이렇게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숭례문 앞에서 10여명씩 모여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친목모임 회원 25명이 함께 왔다는 황복단(65) 할머니는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멀리서 봤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라며 "신기해서 벽도 쓰다듬어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장 등 주요인사들이 문화재 보존, 관리 등을 이유로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던 2층 문루에 오르자 시민들도 문루를 보겠다며 몰려들어 이를 제지하는 중구청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서회(79) 할아버지는 "100년만에 처음 개방하는 숭례문을 구경하려고 왔다"며 "그런데 2층 문루는 높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곳이냐"고 반문했다.
숭례문 개방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로 토,일요일에는 문화유산 해설사 가 숭례문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준다.
구는 지난해 10월부터 1억7천만원을 들여 통로 보수공사와 홍예문 입구 등 5곳 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 조선 세종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랫부분 석축 기단과 지대석(맨 아래 기초석), 박석(바닥에 까는 돌), 문지도리(문을 다는 돌 구조물) 등 을 발굴했다.
구는 시민들이 지반보다 1.6m 아래에 있는 이들 구조물을 볼 수 있도록 중앙통 로 시굴 부분을 그대로 남겨둔 채 관람시설을 설치했다.
한편 이날 숭례문 광장에서는 정조대왕 화성행차 회경 어가행렬, 숭례문 생활사 재현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김정은 기자
k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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