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9 18:41
수정 : 2006.03.09 18:41
원로 문학평론가 김우종(77) 전 덕성여대 교수가 민족문제연구소 창립 15돌을 축하하면서 자신이 그린 유화를 연구소에 기증했다. 김씨가 기증한 시화 작품 <국화 옆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간 조선의 처녀를 형상화한 것으로, 고 서정주 시인의 같은 이름 시를 비판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시화는 야스쿠니 신사와 가미카제 특공대를 실은 전투기들 아래,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 더미 앞에 벌거벗은 젊은 여성이 엎드려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작년 초 그린 것으로 그해 말 ‘현대문학 백년 대표작 시화전’에 전시됐었다.
.김씨는 소설가 이호철 정을병, 평론가 임헌영 장백일씨 등과 1974년 이른바 ‘문인간첩단 사건’으로 투옥됐다 대학에서 해직된 뒤 생계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씨는 “시 ‘국화 옆에서’는 서정주 시인의 삶과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 시를 쓴 시인을 비판하려고 ‘국화 옆에서’ 시화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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