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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9 23:04 수정 : 2006.03.29 23:08

프랑스 스포츠의류로 패션계 데뷔 준이치

프랑스 스포츠 상표 ‘르꼬끄스포르티브’가 새로 내놓은 티셔츠엔 17살 일본 청소년 준이치의 그림이 들어있다. 담백한 흑선으로 삐뚤빼뚤 손맛 살린 아기자기한 그림들은 소년의 꿈을 담고 있다. 큰 날개를 단 천사들이 삭막한 도시를 감싸 안는다. 아이들은 서로 어깨를 걸고 해맑게 웃는다.

준이치가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연다. 그는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전시회 주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국적이나 나이 상관 없이 친구가 많아요. 친구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나쁜 일이 일어나면 걱정돼요. 서울에 친구가 생겼으면 해요.”

6살부터 그림재능 “평화·환경이 내 관심”
부시에 “전쟁 그만” 선물…29일부터 서울 전시회

일본 효고현에 살며 고등학교 2학년인 준이치에게는 ‘어린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6살 때부터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괴물 같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8살에 일본 오사카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10살엔 첫 작품집을 내놨다. 12살엔 미국 뉴욕에서 전시회를 벌여 호평을 받았다. 2000년 2월 일본을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를 기원하는 화보집을 선물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을 때죠. 전쟁을 멈춰달라는 의미였어요.” 그는 환경만화 영화나 광고 등도 만들었다.

그의 그림엔 여러 나라 뒷골목 등이 숨쉰다. 담백한 필체와 형형한 원색이 어우러져 눈을 사로잡는다. “모르는 길을 예정도 없이 걷는 게 제일 좋아요. 시장, 공원 처럼 사람들이 모이고 역사가 묻어나는 곳이 마음에 들어요.” 그는 환경 문제와 평화를 주요 주제로 삼는다. “초록색 가득한 산 위에서 살고 있거든요. 아름다운 자연을 남겨두고 싶어요. 환경과 평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람들 어깨엔 커다란 날개를 달았다. “어릴 때 깃털을 모으기도 했어요.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순간 날개가 보이는 것 같아요.”

준이치는 “그림을 그만두려고 해도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싶은 게 생기면 관찰하게 돼요. 건물도 가만히 보면 점점 다른 것으로 변하는 느낌을 받아요.” 술술 생각나는 대로 그리는 것 같은데 그도 안 풀리는 그림이나 공부 탓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저 자신한테 화가 나죠. 피아노를 치거나 알토 색소폰을 불면서 풀어요.” 준이치는 “가족들이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라’고 밀어주는 분위기라 자유롭지만 책임이 따라 힘도 든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캐릭터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어요. 우선 이걸 열심히 하고 그 다음에 하고 싶은 게 또 생겼으면 해요.”

이번 한국 전시회에서는 준이치의 4번째 작품집 <앤젤스 아 데어> 한국어 번역본을 선보인다. 이 전시회를 후원하는 ‘르꼬끄스포르티브’는 “준이치의 색감과 상상력이 제품에 신선한 이미지를 보태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르꼬끄스포르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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