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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30 19:33 수정 : 2006.03.30 19:33

정우철 최기학 김종근 이정관(왼쪽부터)씨가 30일 10년여 발품 끝에 발간한 <태안반도의 식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푸른태안21 제공

10년 관찰·조사 식물도감 펴낸 4인방


“과학학습을 컴퓨터로 하는 요즘 아이들이 현장체험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교육자와 식물학자들이 한데 어울려 식물도감을 냈다.

30일 나온 <태안반도의 식물>은 우리나라 서쪽 허리춤인 이 일대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벗삼아 뿌리내린 식물들 비밀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푸른태안21 자연생태분과위원장 최기학(47) 태안중 교감과 천리포수목원 김종근(36) 이정관(33) 정우철(31) 연구원이 10년 넘게 발품 팔아 발굴·조사한 것들을 상세히 담고 있다.

<태안반도의 식물>에는 최 교감 등이 수집한 자료 861종 가운데 희귀식물인 고란초, 매화마름, 통발, 흰초종용 등 식물 469종의 사진 1350장이 실렸다.

책은 1996년 당시 과학교사이던 최 교감이 태안반도가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생물종을 자랑하지만 정작 이를 학술적으로 뒷받침할 자료가 없는 점을 안타까이 여겨 조사에 들어가면서 태동을 예고했다.


최 교감은 “아이들한테 식물들을 설명하면서 그냥 ‘들풀’이니 ‘들꽃’이니 하니 영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산천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고, 도감을 찾아 대조하고, 천리포수목원에서 식물 생태를 배웠죠. 조금씩 눈이 트이더라구요.”

본격적인 조사는 1999년 김종근씨가 수목원 연구원으로 부임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이나 다름없었다. 둘은 의기 투합해 태안반도 일대 바다와 섬을 종횡무진했다. 곧이어 이씨, 정씨가 합류했다.

리아스식 해안인 태안반도는 들쭉날쭉한 해안선이 1300리에 달하고 섬이 많아 조사하는데 8년이 훌쩍 지났다.

책 행간에는 동격렬비열도 조사 당시 암벽에서 떨어져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일, 물이 빠졌을 때 섬에 들어갔다 조사에 정신 팔려 고립됐던 일 등 애환도 소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불로초로 불릴 만큼 약효가 뛰어난 보라색 초종용을 찾아 나섰다 흰초종용을 발견했던 신두리 모래언덕 답사와 해당화와 찔레꽃 자연교잡종으로 보이는 천리포해당화를 발견했을 때 온몸에 흐르던 전율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29일 조사 다니느라 외박을 밥먹듯 하며 소홀히 했던 가족들을 초대해 조촐한 자축연을 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죠? 가족한테는 미안하지만, 겨우 시작인 걸요. 이제 갓 태안반도를 마쳤으니 서해안 식물도감도, 우리나라 식물도감도 낼 작정입니다.” ‘태안반도 4인방’ 꿈은 세계 식물도감이 나올 때쯤이면 멈출지….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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