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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9 20:35 수정 : 2006.04.09 20:35

김다은 교수 ‘발칙한…’ 펴내

“신조어나 유행어에는 권력의 음험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

추계예술대 김다은 교수(문예창작과·소설가)가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작가)을 펴내 흔히 가볍게 지나가는 신조어에는 모르는 새 사람들에게 주입하고자 하는 각종 권력의 이데올로기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신조어는 새로 나온 사상이나 기술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

김씨가 주장하는 기득권 권력들은 남성, 돈, 상술, 고용, 그리고 디지털 권력이다.

1970년대 미 항구노동자들한테서 한국 남자들한테로 옮겨온 ‘폭탄주’, 룸살롱에서 여성을 더듬는다는 뜻의 ‘피아노’에는 남성의 권력이 숨어있다. 아침형, 정리형, 멀티형, 대충형 등 ‘~형 인간’, 미시족, 명품족, 웰빙족, 보보스족 등 ‘~족’ 뒤에는 상품을 팔아먹으려 북치고 장구치는 돈과 상술 권력이 도사려 있으며 ‘지름신’이란 신조어에는 상품의 유혹을 못이겨 괴로워하는 젊은이들이 초상이 담겨있다. 명퇴바람을 타고 유행했던 ‘사오정’과 ‘오륙도’에 이어 만들어진 ‘삼일절’(31세만 되면 어느새 절망), ‘십오야’(15세만 되면 앞날이 캄캄해진다)에는 불황과 고용불안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몸짱, 얼짱, 쌈짱 등 ‘~짱’, 떨녀, 핥녀, 개똥녀 등 ‘~녀’류에는 인터넷과 디지털사진 문화 뒤에 반여성적인 시각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한편 신조어가 주로 온라인으로 퍼지면서 뜻이 크게 변화한다는 분석이다.

초등학생을 뜻하는 ‘초딩’이 ‘안하무인의 인터넷 예절을 보이는 사람’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인 ‘알바’가 ‘특정집단을 열렬히 옹호하는 사람’으로, 채팅공간에서 예의를 갖춘 인삿말 ‘즐’이 상대방의 말을 끊는 욕설로 변하는 등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엽기’가 ‘이상하고 잔인하다’에서 ‘튄다’는 긍정의 뜻이 되고, ‘찌질이’가 ‘일진회한테 피해를 당한 학생’에서 ‘온라인에서 조회수를 늘리려 리플을 다는 누리꾼’으로 변했다가 ‘순진하고 귀엽다’는 뜻으로 바뀌는 등 예측불허의 방향과 속도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짱’이 ‘최고’라는 뜻에서 개성이나 특징을 의미하게 된 것 같다면서 각종 ‘~짱’에 대한 반응으로 “짱 나라”(짜증난다)를 소개했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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