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9 21:14
수정 : 2006.04.09 21:14
후미진 삶이 작가정신 바꿔
수익금은 아름다운 가게에
쓰레기에서 피어난 희망
사진작가 김우영(46·사진)씨는 강남의 초고가 고층아파트 틈바구니에서 삶을 이어가는 가난한 사람들 모습을 발견하면서 작가정신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포이동 영동5교 밑, 정과 의리로 똘똘 뭉친 넝마주이 20여명이 콘테이너 상자 여덟개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들이 사진작가 생활 20년 김씨의 작품세계를 바꿔놓은 것이다. 남들이 버린 쓰레기 속에서 버린 이들이 미처 발견 못한 희망을 일궈내는 포이동 사람들. 김씨가 12~18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이웃’사진전을 여는 것도 포이동 사람들의 희망을 세상에 전파하고 싶어서다. “평당 수천만원의 타워팰리스의 물질세계와 바로 이웃한 포이동 사람들의 무한한 감성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저의 내공이 너무 못 미치는군요. 그분들과 한달 정도 지내면서 내 삶을, 내 작품세계를 되돌아볼 기회를 가진 것만 해도 감사드릴 일이죠.”
그는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 그런 차원 아니라 그들에게 도움될 수 있다면, 또 자신들도 모르게 강퍅해져가는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넝마촌 곁을 지나는 학생들이 애써 외면하며 돌아가는 걸 보면서 가슴이 철썩 내려앉더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 산악인 엄홍길씨와 히말라야 희생자 시신 수습을 함께 나섰던 휴먼원정대 사진전에 이어 1년만에 여는 것. 김씨는 수익금 모두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재활용 물품 판매 수익금으로 김씨 전시회를 후원하고 있다. (02)736-1020.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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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도곡동 빌딩숲’ (오른쪽)‘포이동 26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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