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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2 13:19 수정 : 2006.04.12 13:19

11일 밤 타계한 신상옥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한국 영화계의 거목을 잃은 슬픔에 침통한 분위기였다.

고인의 영화 인생 파트너이자 아내였던 최은희 여사와 큰아들 신정균 영화감독, 큰딸 신명희 씨 등 유가족이 밤새 빈소를 지켰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영화감독협회의 임원식 이사장 등 후배 영화인들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빈소에서 만난 최 여사는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말을 잃고 눈물만 훔쳤다. 최여사 곁에 있던 정진우 감독은 "비록 아프시기는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실지 몰라 충격이 엄청나게 큰 것 같다. 남편이자 평생을 함께 해 온 동지를 잃으시게 된 최 여사가 건강을 잃을지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의 계속되는 인터뷰 요청에 계속 거부 의사를 밝혔던 최 여사는 결국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탓에 오랫동안 말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두 번째 인터뷰 도중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자리를 뜨기도 했다.

최 여사는 "남편은 담배도 술도 못하고 오락이라는 것은 없는 분이었다"면서 "이제 여행도 다니며 여생을 즐기자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떠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임종은 최 여사와 신 감독의 사촌 여동생 등이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여사의 조카인 탤런트 장희진 씨는 "그저께는 죽을 드셨는데 어제는 미음을 드실 만큼 상태가 악화됐지만 오후 6시께 중환자실로 가실 때까지도 정신은 온전하셨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모부가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이모에게 '손 좀 줘 봐'하시더니 잠시 손을 꼭 잡으신 뒤 '이제 됐어 가봐'라고 하셨다"면서 "이게 두 분이 나눈 마지막 말이었다"며 고인의 임종 직전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고인이 밤늦게 사망한 탓에 이날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조문객들이 빈소를 찾기 시작했다.

평소 신 감독과 친분이 두터웠던 성우 고은정 씨와 드라마 '야인시대' '장길산'의 연출가 장형일 씨, 한승헌 변호사 등이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신상옥 감독이 운영하던 신필름에서 조감독으로 영화를 시작한 임 이사장은 "평생 영화밖에 모르던 분"이라며 "모든 사고와 생활이 영화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영화에 애착이 컸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타계하기 전까지도 영화 '칭기즈 칸'을 제작하기 위해 해외를 오가며 제작비 마련에 힘을 썼다"면서 "한국 영화계에서 나운규 다음으로 신상옥 감독을 꼽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영화계는 신 감독의 장례를 범영화인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고인의 연출작 '빨간 마후라' '성춘향' '폭군 연산'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 신영균 씨가 장례 집행위원장을 맡아 5일장으로 진행한다. 15일에 발인이 이뤄지며 장지는 경기도 안성천주교묘원이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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