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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9 21:05 수정 : 2006.04.19 21:05

엘아이지보험-이상남씨 옻칠·기하학 무늬 신비감
갤러리아 수원점-고낙범씨 강렬한 색띠로 생동감


예술을 좀 아는 건축주와 베테랑 작가의 만남. 건축물에 공공미술품 설치 작업을 해본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소망이다. 실력파로 통하는 재미작가 이상남씨와 색띠 작업으로 유명한 고낙범씨가 최근 이런 행운을 만났다.

최근 서울 역삼동에 신축된 엘아이지(LIG)손해보험은 마치 작가 이상남씨의 대작 전시장 같다. 건물 장식품 정도로만 치부됐던 환경미술의 관성을 깨고 건축물과 그림이 상생하는 전범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빌딩 1, 2층 현관과 7층 대회의실은 이씨 특유의 원과 매듭, 사각형 이미지들이 수십번 옻칠한 미니멀한 평면 작업(사진)들로 수놓아졌다. 깔끔한 기하학적 구조의 점과 선, 면이 흑백의 말쑥한 대조 속에 공간 저 멀리 퍼져나가는 듯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대회의실을 장식한 12m짜리 대작은 매듭과 타원형 이미지들이 긴장감 넘치는 조화를 이루며 마치 음악처럼 리듬감을 공간에 흩뿌리고 있다. 무엇보다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가장 깊은 흑빛을 드러내는 옻재료를 바탕색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8시간씩 옻을 평면에 입히고 사포로 문지르고 다시 입히기를 수십차례 반복한 작업들은 이씨의 미니멀한 기하학 이미지에 동양적인 신비감을 풍기게 했다.

이씨는 “사실 작업 제의를 받은 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여지를 달라고 했는데, 적극 작가의 의향을 수용해 매우 즐겁게 작업했다”고 했다. 엘아이지보험쪽은 이밖에도 현관에 백남준의 철구조물 영상작업인 <엘리펀트 게이트>를 설치하고 지하에 170석 규모의 무용 전용 소극장도 개설하는 등 문화 시설에 각별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개장한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도 고낙범씨의 강렬한 색띠(스트라이프)작업인 ‘뮤즈’로 뒤덮였다. 외부 쇼윈도우 벽면과 엘리베이터 문, 매장 중앙의 공간 벽면, 난간벽면을 비롯해 쇼핑 가방, 사은품 파우치, 컵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씨가 디자인한 스트라이프 문양을 쓰는 파격을 연출했다. 백화점 내부가 마치 작가의 캔버스처럼 변한 셈이다. 진동하거나 질주하는 듯한 원색의 스트라이프 색띠들이 물결치는 백화점 구내의 풍경은 배경을 단순명료하게 구성하는 기존 백화점 인테리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있다. 고씨는 “줄무늬 작업들을 통해 사람, 공간사이의 질서를 새롭게 표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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