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인구학 교양서 '사라져가는 세대' 출간
1798년 영국 런던에서 간행된 맬서스의 인구론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책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전 세계가 식량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맬서스의 인구론은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독일의 인구학회장을 역임한 헤르비히 비르크는 '사라져가는 세대'(플래닛미디어)에서 맬서스의 인구론은 인구 변동사를 통해 이미 오래 전에 그릇된 것으로 판명이 났음에도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식량은 산술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인구는 기하급수적 성장 법칙을 따른다' '노동자 계층이나 하위 계층 사람들 대다수는 물질적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율을 높인다'는 세 가지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인구와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생산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산업국가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식량 생산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커져서 1인당 생산량은 감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복지 증대로 여성 1인당 출산율은 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구 성장률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멜서스가 세운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제도 잘못된 것이다.저자는 맬서스 인구론의 오류를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인구학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지식의 근원을 맬서스의 '인구론'보다 50년 앞서 출판된 요한 페터 쥐스밀히의 저서 '신의 질서'에서 찾는다. 맬서스는 "하층계급이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율을 증대시키는 방법을 택한다"며 가난 구제를 위한 사회정치적 개혁이나 최저 생계비를 넘는 임금 인상 대책은 오히려 하층민 인구를 증가시켜 실패한다고 보았다. 반면 쥐스밀히는 "도시화가 증대하면 인구 성장률은 감소한다"며 가난한 계층의 복지를 위한 사회정치적 개혁을 주장했다. 인구학 교양서이자 개론서인 이 책은 잘못된 맬서스 인구론이 인구학적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대책은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살펴본다. 이 책은 우리나라보다 30년 앞서 출산율 감소로 인구 감소의 길에 접어든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고, 독일이 이것에 어떻게 대처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갈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조희진 옮김. 228쪽. 1만3천원.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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