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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7 07:59 수정 : 2006.04.27 07:59

추콥스키 연구서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출간

"아빠는 어렸을 때 남자아이였어 여자아이였어", "엄마, 망아지는 참 불쌍해. 코딱지를 팔 수가 없잖아", "(왜 친구랑 싸웠느냐며 다그치는 엄마에게)엄마, 싸움이 막 나오는데 그럼 내가 어떡해!"

아이들이 내뱉는 말들은 제멋대로지만 의외로 자연스럽다. 때론 빙그레 웃음이 나올 만큼 '기발'한 경우도 적지 않다.

평생에 걸쳐 아이들의 말을 조사하고 연구한 러시아 아동문학가 코르네이 추콥스키(1882-1969)는 연구서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양철북 펴냄)에서 "자기가 모르는 표현에 대해서는 유감없이 창조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아이들의 기발한 언어를 설명한다.

저자는 "아이들은 모든 단어나 표현이 한가지 원칙에 따라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모르기 때문에 그들의 말이 엉뚱하게 표현되고 우습게 들리는 것"이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엉뚱한 말일지라도 문법보다도 더 정확하고 나은 때가 많다"고 덧붙인다.

그는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은 세상에 대한 조각난 지식이 비록 허황한 것이라도 질서를 세우려는 아이들 본성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아이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연관을 짓도록 내버려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이미지와 리듬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고 강조하는 그는 아동문학작가들에게 "회화적이면서도 음악적이며 리듬이 변하고 움직임이 많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밖에도 아이들이 특유의 낙천성으로 숙명적인 죽음에 대한 인식을 교묘히 회피해가는 과정, 뒤죽박죽 뒤엉킨 사고를 통해 오히려 세상의 질서를 더욱 명료하게 이해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책은 추콥스키가 40년 동안 수집하고 채록한 아이들의 말을 기록한 것이다. 7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아이들의 언어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도서다. 홍한별 옮김. 256쪽. 9천800원.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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