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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1 20:40 수정 : 2006.05.12 18:40

‘투명성 확보를 중점 과제로 삼겠다’

‘감정위원을 크게 늘리겠다’

‘출품작의 소장, 전시경력 등을 경매 도록에 싣고 경제적 이해관계까지도 명시하겠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이 이중섭 위작 파문으로 휘청거리던 지난해 11월, 윤철규 대표가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약속들이다. 6달이 지난 지금 미술동네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약속은 ‘빈말과 다름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섯달 사이 서울 옥션에서 경매의 투명성을 뒤엎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2월 100회 경매를 앞두고 옥션쪽은 선암사에서 도난당한 불화인 ‘팔상도’ 2폭을 도록에 실었다가 경매 직전 출품을 취소했다. 도난품 목록 여부에 대한 기본 사실 확인조차 엉터리였다는 비판이 거셌다. 출품 위탁자는 경찰의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지난달 경매에서는 제주 작가 변시지씨의 풍경화가 1150만원에 낙찰된 뒤 변씨가 내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해 논란이 생겼다. 문제 작품을 출품 위탁자에게 넘겨 판 작가의 친구와 작가의 견해가 엇갈렸다. 두 쪽 다 논란 확대를 바라지 않아 진위 여부는 묻힐 공산이 커졌다. 하지만 옥션쪽은 신용도 추락과 생존 작가 작품의 감정에도 소홀하다는 비판을 거푸 받게됐다. 옥션쪽 직원은 그림을 산 구매자로부터 “감정을 제대로, 똑바로 하라”는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옥션의 사전 감정체계에 신뢰감이 떨어진다는 의구심은 옥션의 외부 감정을 맡았던 전문가들 증언에서도 뒷받침된다. 이중섭 파문 뒤 감정에 참여했다는 한 관계자는 “지하실 침침한 공간에 출품작 100점 이상을 늘어놓고 그냥 보라는 식이어서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의심 가는 작품은 밝은 방에 걸어놓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감정하자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옥션쪽은 최근 터진 두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나 재발 방지책 등을 밝히지 않았다. 미술인 ㄱ씨는 말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공약대로 감정 전문가를 대폭 늘이면 된다. 들이는 돈이 아깝다면 경매 회수를 줄이면 되는 것이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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