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여사와 세 아들이 단원들 도시락을 들고 공연장을 찾았던 일화는 지금도 연극계에 유명하다. 세환씨는 "어머니가 전을 부치고 고기를 구워서 만든 도시락을 단원들이 저녁으로 먹었다"며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모두 둘러앉아 아버지 연극에 대해 신랄하게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던 형들과 연극의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빠지지 않고 품평을 했다는 것. 고인이 출연한 연극 중 대표적 작품으로 '햄릿' 외에 '파우스트', '세일즈맨의 죽음', '뇌우' 등이 손꼽히는데 이가운데서도 여러번 출연한 '뇌우'는 고인의 나이에 따라 극중 아들, 아버지, 노인 역을 모두 맡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고인은 일제시대 민족극에 출연해 일본경찰의 심문을 받기도 하는 등 굴곡 있는 삶을 살았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것이 지인들의 설명이다. 생전에 "연극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계속 하고 있다"며 "이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극, 영화 뿐만이 아니라 TV드라마 수백편에도 출연해 그의 인생이 곧 연극, 영화, 초기 TV드라마의 역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 고인과 동갑내기인 원로 연출가 이원경, 영화감독 김수용 씨 등이 찾아와 고인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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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신사로 살다 간 영원한 햄릿 |
한국 연극계의 1세대 배우인 김동원 씨는 무대에서나 가정에서나 '영원한 햄릿'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영국 신사'였다.
13일 오후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 찾아간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는 "고인은 옷도 잘 차려입은 멋쟁이 베스트 드레서였고 후배들에게도 자상하게 잘 대해줬다"며 "술 담배도 안하는 단정하고 완벽한 영국 신사였다"고 회고했다.
후배들에게 자상한 고인의 성격이 잘 드러난 일화는 2001년 가을 국립극단이 공연한 '햄릿'에 국립극단 출신의 탤런트 겸 연극배우 김석훈 씨가 출연했던 일이다. 같은 교회를 다니며 김씨를 알게 된 고인은 햄릿으로 그를 추천했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연습실을 찾아가 연기 지도를 해 줬다.
고인은 또한 연극에서 출발해 수백 편의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무대와 은막 인생을 통틀어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었다고 임 대표는 전했다.
'햄릿'을 네번이나 맡아 '영원한 햄릿', '한국의 햄릿'이라고 불렸지만 이런 신사적인 모습 때문에 '한국의 로렌스 올리비에'로 불리기도 했다.
영화에서 그가 주로 맡은 역할은 아버지나 대학교수였고 연극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비롯 '맥베드', '춘향전', 국립극단의 제1회 공연이었던 '원술랑' 등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았다.
부인 홍순지(89) 여사와 세 아들과도 화목해 자신이 출연하는 첫 공연이 있을 때면 가족이 함께 극장을 찾았다.
셋째 아들 세환(가수)씨는 "아버지가 출연한 연극 공연이 올라가는 첫날에는 어머니, 두 형과 함께 택시를 타고 극장에 갔다"며 "그땐 연극계가 지금보다도 열악해 어머니가 연출가, 배우, 스태프 등 20여 명 분의 도시락을 챙겨가곤 했다"고 전했다.
홍 여사와 세 아들이 단원들 도시락을 들고 공연장을 찾았던 일화는 지금도 연극계에 유명하다. 세환씨는 "어머니가 전을 부치고 고기를 구워서 만든 도시락을 단원들이 저녁으로 먹었다"며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모두 둘러앉아 아버지 연극에 대해 신랄하게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던 형들과 연극의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빠지지 않고 품평을 했다는 것. 고인이 출연한 연극 중 대표적 작품으로 '햄릿' 외에 '파우스트', '세일즈맨의 죽음', '뇌우' 등이 손꼽히는데 이가운데서도 여러번 출연한 '뇌우'는 고인의 나이에 따라 극중 아들, 아버지, 노인 역을 모두 맡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고인은 일제시대 민족극에 출연해 일본경찰의 심문을 받기도 하는 등 굴곡 있는 삶을 살았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것이 지인들의 설명이다. 생전에 "연극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계속 하고 있다"며 "이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극, 영화 뿐만이 아니라 TV드라마 수백편에도 출연해 그의 인생이 곧 연극, 영화, 초기 TV드라마의 역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 고인과 동갑내기인 원로 연출가 이원경, 영화감독 김수용 씨 등이 찾아와 고인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 여사와 세 아들이 단원들 도시락을 들고 공연장을 찾았던 일화는 지금도 연극계에 유명하다. 세환씨는 "어머니가 전을 부치고 고기를 구워서 만든 도시락을 단원들이 저녁으로 먹었다"며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모두 둘러앉아 아버지 연극에 대해 신랄하게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던 형들과 연극의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빠지지 않고 품평을 했다는 것. 고인이 출연한 연극 중 대표적 작품으로 '햄릿' 외에 '파우스트', '세일즈맨의 죽음', '뇌우' 등이 손꼽히는데 이가운데서도 여러번 출연한 '뇌우'는 고인의 나이에 따라 극중 아들, 아버지, 노인 역을 모두 맡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고인은 일제시대 민족극에 출연해 일본경찰의 심문을 받기도 하는 등 굴곡 있는 삶을 살았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것이 지인들의 설명이다. 생전에 "연극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계속 하고 있다"며 "이것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극, 영화 뿐만이 아니라 TV드라마 수백편에도 출연해 그의 인생이 곧 연극, 영화, 초기 TV드라마의 역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 고인과 동갑내기인 원로 연출가 이원경, 영화감독 김수용 씨 등이 찾아와 고인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정선 기자 js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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