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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2 19:37 수정 : 2006.05.23 09:56

언론인 출신 비평가 김진수씨
명시·암시·징후적 의미 파악

신문읽기는 귀찮고 시사문제는 알고싶다면? 시사만화를 쓰윽 보면 된다. 길어야 10초. 하지만 단 한번 봐서 이해되면 얼마나 좋을까? 비틀거나 과장하거나 단순화시킨 시사만화를 제대로 읽으려면 어떤 안목을 가져야 할까, <기자협회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진수(46)씨는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시사만화 비평가’. 다소 생경한 영역의 작업을 7년째 해오는 그는 “시사만화를 볼 때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만 파악한다면 그건 1/3밖에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가 하고싶은 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만평은 재미가 반감합니다. 무어든 보일 듯 말 듯할 때 흥미롭지 않습니까? 의미는 ‘삼겹살’ 구조로 돼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명시적 의미, 속에 감춰진 암시적 의미 그리고 암시적 의미보다 더 깊숙히 숨어있는 징후적 의미가 그것입니다. 시사만화는 삼겹살의 맨 속살과 같죠.”

그는 “시사만화는 항상 핫이슈를 다루며 시대와 의사소통한다”며 시사문제에 자폐증을 보이면 그건 이미 시사만화가 아니라고 한다. 김씨는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달리 한국 시사만화는 ‘독재항거·민주쟁취’라는 정신적이고 실천적인 전통을 갖고 있다”며 요즘 시사만화의 이데올로기 성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거국면에서 정치관련 주제를 그릴 때 시사만화는 특정 국회의원의 반미발언을 친북세력과 동일한 가치로 치환시킴으로써 일반인의 레드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어요.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88년 무등일보에 입사해 노보에 ‘나르는 하마’란 제목으로 6개월간 만평을 연재했던 김씨. 2000년 광주방송에서 1년간 ‘김진수의 만평세상’ 코너를 진행하면서 시사만화 비평을 본격 시작했다. 이후 정치학석사(조선대), 언론학석사(서강대)를 따면서 공부 깊이를 더했다고 한다. 그가 최근 낸 <한국시사만화의 이해>(커뮤니케이션북스)는 2000년~2006년 한겨레·조선·동아·부산·경인일보 등 등 전국 18개 일간지에 실린 만평 시사만화 80여컷을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이 시사만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맛보고 세상을 제대로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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