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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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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예술의 전당 뒷산을 보니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언젠가 문득 길을 가다 휘익 스치던 아카시아 향기가 넘 진하고 좋아 아예 아카시아 숲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무거워 진 몸 허위허위 오르니 통나무 의자가 중턱에 누워 있어 통나무 처럼 나도 그 위에 누워버렸다. 응급실에 산소 호흡기를 꽂은 듯 숲의 공기를 맘껏 들이 마시며 올려다 보는 하늘에는 아카시아 꽃이 하늘까지 치 오르며 달려 있었다. 마취제에 모르게 취한 듯 그대로 한잠 떨어졌다 깨어난 나는 그러고도 몇시간을 누워 있었다. 충분히 충분히 충분히 숨쉬고 가기 위하여. 생기를 되찾아 어둑어둑 내려 오는 길 또다시 문득 스치는 향기 갑작스럽게 진한 그 향기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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