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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5 21:17 수정 : 2006.07.05 21:17

홀씨통신

오랜만에 찾은 우리나라는 많은 것이 낯설었습니다. 공부한다고 이곳 파리로 온 지 벌써 7년. ‘많이 달라졌을거야’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지루함을 달래고자 신문을 하나씩 집어드는데 서울 직항이 아니라 그런지 “어라~조선일보 하나밖에 없네!” 40여명은 족히 될 모든 한국 분들이 한가지 신문, 그것도 〈조선일보〉만 펼쳐든 광경을 목격하곤 얼마 전 〈한겨레〉에 기고한 신문법 관련 기사를 쓸 때도 느끼지 못했던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신문이, 언론이, 그 사회를 보는 ‘창’이라면, 적어도 그날 파리에서 우리나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겐 조선일보라는 창밖엔 없었던 것이죠. ‘돈이 1등으로 많은 신문만 볼 수 있는 곳’이 과연 여기 뿐일까? 답답함을 누르고 잠을 청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떠나기 전엔 없던 인천공항으로 도착했으니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 당연했습니다. 먼저 들렀던 선배들에게 우리나라가 많이 달라졌다(적어도 외견상)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역시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왜 횡단보도는 파란 불이 되자마자 깜박이는 걸까?’, ‘버스를 내릴 때 찍는 카드는 뭐지?’, ‘쓰레기통은 왜 없는거야?’, ‘휴대폰 대리점은 왜 이렇게 많은거지?’

말로만 들었던 ‘대~한민국’ 월드컵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도무지 ‘왜 평가전까지 그렇게 응원을 해야 하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었죠. 월드컵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았을텐데, 방송마다 월드컵 프로그램과 사이사이에 이어지는 월드컵 소재 광고들이 온통 티브이를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도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축구’로 붉은 물결과 함께 잠시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름다웠고, 국외에 나와 작은 나라 사람으로서 기 펴고 살지 못하던 우리 대한민국 교민에게 위로와 자부심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두 주간 머문 우리나라에서의 시간은 인터넷 속도 만큼 빨리 지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 선후배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상반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성형미인과 사회 양극화로 희망이 적은 사회라는 말, 성장과 민주화를 빨리 이룬 정보통신 강국으로 희망이 커진 사회라는 말. ‘다른생각’이 월드컵 응원의 ‘한마음’처럼 어울려 큰 힘이 되길 바라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프랑스와 1 대 1로 비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파리/최정민 〈한겨레〉 파리통신원 jungminchoi7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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