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2 10:27
수정 : 2006.07.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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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한국시간) 베를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끝에 프랑스를 물리치고 우승한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토티가 월드컵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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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바티칸의 전설중 하나인 마법의 거울이 발견됐다. 누구든 그 앞에서 거짓말을 하면 마법에 걸려 사라진다.
비에리와 가투소, 그리고 토티가 시험을 해보러 갔다. 비에리가 먼저 시작했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비에리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다음은 가투소. "나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생긴 남자다" '펑' 소리와 함께 가투소도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토티의 차례. 거울 앞에 선 토티는 불안했다. 집중을 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내 생각에는…"
'펑'하고 토티 역시 사라졌다.
2006 독일월드컵축구에서 24년만에 정상에 오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대표팀의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30.AS 로마)가 자신을 소재로 한 유머시리즈를 모아 직접 내놓은 '토티는 못말려!'(김효진 옮김.황기홍 그림/펀북스)라는 책이 화제다.
위 내용은 이 책의 '마법의 거울' 편에 나온다.
토티는 '그라운드의 악동'으로 불릴 만큼 거친 플레이로 유명하다.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경기에서는 시뮬레이션으로 퇴장 당해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2004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덴마크전에서는 크리스티안 폴센에게 침을 뱉어 3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못된 선수'로 토티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토티는 못말려'는 축구팬들에 그라운드에서와는 전혀 다른, 토티의 인간적인 면모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탈리아에서는 토티를 희화화한 유머시리즈가 크게 유행했다.
토티는 이것을 불쾌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엮고 덧붙여 한 권의 유머집으로 발간했다. 이 책에는 리그 내 경쟁팀인 라치오와 적대 관계를 비롯해 구단주 및 감독, 동료에 얽힌 이야기, 그의 아내와 사랑 등이 촌철살인의 위트 속에 녹아있다. 이탈리아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유니세프 명예대사이기도 한 '착한' 토티는 이 책의 인세 전액을 전쟁피해나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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