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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4 18:03 수정 : 2005.04.04 18:03

말과 글의 기본단위는 문장이다. 한국 사람치고 우리말에 대해 할말 한마디쯤 없는 사람이 없을 터이다.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우리말처럼 허술한 것도 없다. 사람들이 말을 놓고 논하는 것을 보면 거의 모두 낱말 차원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논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낱말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문장을 바르게 쓰는 것이 우선이고 핵심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한자말 논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은 낱말 차원의 논의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문장을 통짜로 다뤄야만 한자말 문제점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

문장이 모여 단락(문단)을 이루게 된다. 단락은 사유의 기본단위다. 짤막한 대화체의 말이 아니라 글을 다룰 경우에는 단락이 더욱 중요해진다. 누구나 다 아는, 국어책에 나오는 것 같은 말은 새삼스레 왜 끄집어내느냐?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정말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국 여행에 필요한 간단한 회화를 배우려고 한다면 이런 것이 그다지 문제가 안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텍스트를 다루기 시작하면 바로 문장과 단락의 문제에 부닥친다. 이것은 외국어가 아니라 우리가 말을 대하는 태도 문제다.

우리말을 되는대로 엉터리로 하는 사람이 갑자기 외국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말로 문장이나 단락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외국말로는 더욱 어렵다. 통역이나 번역 등 전문 분야로 들어가려면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지만,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해 외국말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 말이든 문장과 단락이 말과 사유의 기본단위가 된다.

안인희/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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