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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4 18:37 수정 : 2005.04.14 18:37

말에서, 물음의 형식은 단순히 묻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술적인 사실을 강조(뒤집음)하기도 하고, 느낌을 풍기는 쪽으로 번지기도 한다.

‘해라’할 자리에서 물음을 나타낼 때 쓰는 맺음끝으로 ‘-으냐/-느냐’가 있다. ‘-느냐’는 움직씨를 가려잡는데, 아울러 ‘있다·없다·계시다’와 함께 도움줄기 ‘었·겠’과 어울리고, ‘-으냐’는 그림씨와 ‘이다·아니다’(‘-냐’로 줆), 도움줄기 ‘-더-’와 어울린다.

뒤집음말 중에 대표적인 말로 ‘~지 않으냐, ~ 지 않느냐’가 있다. 여기서 ‘않다’(아니하다)가 움직씨·도움움직씨·도움그림씨 노릇을 두루 하는 까닭에 그 쓰임이 헷갈릴 때가 있다. 앞말의 ‘움직임’을 부정하기도 하고 ‘상태’를 부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지 않는다, 먹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 가지 않느냐, 먹지 않느냐, 울지 않느냐 △예쁘지 않다, 옳지 않다, 쉽지 않다/ 예쁘지 않으냐, 옳지 않으냐, 쉽지 않으냐

이 정도는 쉬 구별이 된다.

한편, ‘-느냐’가 ‘있다·없다’에 바로 붙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뒤에 ‘않다’가 와서 ‘~ 있지 않다/~ 없지 않다’가 될 때는 구별이 좀 어렵다.

“저기 가고 있지 않느냐, 지금 울고 있지 않느냐, 고민은 하고 있지 않느냐, 좋아하고 있지 않느냐 …”처럼 움직임이 진행 중인 경우는 ‘않느냐’가 되고, “할말이 없지 않으냐, 함부로 할 일이 아니잖으냐, 생각조차 없지 않으냐,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 …”는 ‘않으냐’로 쓰인다. 언중들은 구별을 않고 ‘않느냐’를 많이 쓰는 추세를 보이지만, 최소한의 구분은 필요하다.


“울고 있지 않냐, 이상하다지 않냐, 할 수 없잖냐 …”처럼 ‘냐’로 줄여 쓰면 ‘-으냐/느냐’의 구분이 필요없게 된다.

최인호/교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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