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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김혜경씨가 영화 촬영 3개월 동안 그와 함께 다니며 그를 지도했다. 촬영 도중 귀신같은 물체를 보기도 했고, 몸이 내내 아픈, 특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영화 '학교전설'에 출연한 적이 있었으나 당시 공연한 배우 사정상 극장에 오래 걸리지 못했다. 그러니 '혈의 누'가 그에게는 첫 영화나 다름없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가 얻은 건 '자신감'이다. "아마 지금까지 여러분들에게 보여준 건 제가 갖고있는 역량의 ⅓도 되지 않을 거예요. 영화를 보고난 후 관객들이 '저 연기자가 저런 것도 해?', '많이 본 듯한 얼굴인데 누구지?'라고 생각해주는 것만 해도 저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 같아요." 차승원 뿐 아니라 최종원, 오현경, 천호진, 유해진, 박용우, 지성 등 관록있는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많이 배웠다. "에너지가 생겼어요. 이제 어떤 역할이 내게 와도 잘 할 것 같고,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죠. 비록 작은 역할이라도 관객들에게 '엑센트'를 줄 수 있다면 배우로서 기분좋은 일이죠. 이 영화를 통해 그런 평을 받았으면 해요. 주연은 아니지만 제 스스로의 대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긴 세월. 뭔가 될 듯 하면서도 어떤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연기자로 분류됐을 때 그는 어떤 마음으로 헤쳐왔을까. 그 자신 탓보다는 주위 환경이 그를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았던 적이 많다. "기도했어요. 하나님께서 다른 복은 주셨지만, 아직 내가 부족하니까 일하는 복은 조금씩 주시는구나 라고 생각했구요. 아직까지 '실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나쁜 일이 있으면 꼭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고, 지금까지 살아보니 그런 것 같구요. 이젠 좋은 일만 생기겠죠." 느긋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내심 초조하게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과연 최지나가 벽을 깨고 올라설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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