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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1 19:44 수정 : 2005.04.21 19:44

고이스 노부쿠니 교수 ‘야스쿠니의 일본 일본의 야스쿠니’

지난 19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엔 일본 극우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역사왜곡 등을 둘러싼 한·중·일 간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지금, 그들은 왜 ‘보란 듯이’ 야스쿠니신사로 달려가는가.

말 많은 야스쿠니신사와 일본 우경화의 연결고리를 명쾌하게 설명한 <야스쿠니의 일본, 일본의 야스쿠니>(산해)가 번역·출간됐다. 일본 양심적 지식인 가운데 하나인 고야스 노부쿠니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썼다.

고야스 교수는 이 책에서 ‘전쟁과 제사’의 상관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가 보기에 일본이 최근 부활시키고 있는 ‘국가신도(國家神道)’는 “제사체계를 흡수한 국가인 신성황국 일본이 ‘황민 내셔널리즘’을 동원하는 이데올로기 체계”다. 일본 평화헌법이 ‘정교분리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은 이를 극복하겠다는 선언이자 약속이었다. 평화헌법은 국가·국가기관이 종교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종교단체의 정치적 권력 행사 개입도 금지하고 있다.

황민내셔널리즘 동원 이데올로기
전쟁 기억하려는 제시적 국가의 표상

그러나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국가가 더 이상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헌법원칙과 국가가 더이상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헌법원칙이 일본 정부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웅변한다.

1868년 만들어진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치른 전쟁의 ‘영광’을 기념한다. 야스쿠니신사가 ‘순국 영령’으로 제사지내는 아시아·태평양전쟁 전몰자는 212만 3823명이다. 신사 안에는 1882년 개관한 일본 최초, 최고(最古)의 군사역사박물관까지 있다.

그래서 야스쿠니신사는 “과거로부터 미래로 이어지는 황국의 연속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야스쿠니의 영령들이 목숨을 바친 (황국으로서) 국가는 미래에도 마땅히 헌신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극우 정치인들의 의지를 표상하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본인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는 이들의 소망을 상징한다. “전쟁을 치르는 국가란 제사를 지내는 국가”라는 고야스 교수의 지적도 이런 맥락이다.


지은이는 일본 황실 선조의 제사를 지내는 오사카의 ‘이세 신궁’ 참배에 대한 세간의 무관심도 꼬집는다. 자민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이세 신궁을 참배하는 일은 단순히 일부 극우 정치인 뿐만 아니라 “일본 정치인 전체가 주술의 힘에 얽매여 있”음을 드러낸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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