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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4 17:19 수정 : 2005.04.24 17:19

임응식 작 <전쟁고아>(1950).

시대 아픔 어룽더룽 ‘현대사 사진첩’

강대국 국기가 걸린 옛 중앙청 앞에서 모자를 들어 해방의 한 순간을 기뻐했던 사람들, 태극기 들고 미제 시보레차에 올라탄 채 민주의 함성을 외쳤던 4·19혁명의 청년 군상들, 보행위반자 울타리에 갇혀 경찰의 훈시를 듣는 우중충한 표정의 60년대 시민들…. 지금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미술관 전시장은 우리의 지난 현대사와 사진사가 아롱진 추억의 사진첩이다. 그 사진첩의 주인공은 지금 노년이나 청·장년이 된 이 시대 한국의 보통사람들이다.

임응식·주명덕·김기찬씨 등
리얼리즘 작가 말없는 증언

문예진흥원(원장 현기영)이 민족사진가협회와 함께 5월8일까지 여는 기획전 ‘시대와 사람들’ 은 우리 사진동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60년 동안 숱한 작가들이 사진으로 기록한 다양한 그때 그시절 이야기를 ‘눈으로 듣는’ 자리다.

다큐적 사진들이 대거 선보이는 아카이브 전시인만큼 리얼리즘 사진작업을 해온 작가들이 주로 대표작들을 내놓았다. 임응식, 정범태, 임석제, 주명덕씨 등의 원로작가군을 비롯해 김기찬, 오형근, 이갑철씨 등의 중진작가, 인효진, 방병상씨 등의 신진작가들까지 주요 사진가 55명이 참여했다. 초창기 사진계의 주된 흐름이었던 생활주의 리얼리즘, 다양한 보도사진들, 80년대의 비판적 리얼리즘, 포스트 모던한 일상적 리얼리즘 사진 등이 나왔다. 40년대 후반 청계천 빨래터의 아낙네들,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의 전쟁고아들, 두툼한 천 기저귀를 차고 무심하게 렌즈를 보는 아동병원의 아이들, 판문점의 남북 군인들, 21세기의 붉은 악마 등 눈으로 좇아가기에도 벅찬 격동의 세태와 삶의 장면들이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정치적 상황이나 거시적 역사의식이 깃든 초창기 사진과 개인의 정체성, 일상에 대한 집요한 탐구가 도드라지는 90년대 이후의 사진들은 우리 근현대사가 전례없는 단절과 갈등의 순간들로 점철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전시기간 작가와의 대화, 설명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며 ‘터져라 웃음 바이러스’ 등의 관객 참여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02)760-4603.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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