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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5 16:46 수정 : 2005.04.25 16:46

이중섭 화백의 작품에 대한 진위 논란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중섭 50주기 기념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25일 이 화백 작품 미공개 작품이라며 50여점을 공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중섭 50주기 기념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용수(67)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25일 소장 중인 이중섭 그림650여 점 가운데 50여 점을 공개했다.

김 씨는 이날 중구 신당동의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수채화와 연필 드로잉, 은지화 등 50점을 공개하고 나머지 작품은 은행금고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건설과 섬유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김씨는 소장하고 있는 이중섭 그림들에 대해 "70년대 초반 인사동의 한 고서점에서 부담이 안될 정도의 액수를 주고한꺼번에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그림들을 구입한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갤러리 현대가 이중섭전을 개최한 72년 이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 그림들을 구입할 당시에는 이 화백을 잘 몰랐지만 그림을 보고큰 감명을 받았으며 해외에 유출되는 것이 안타까워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소장하고 있는 이 그림들은 이중섭의 유족이 내놓았다는 '물고기와 아이'를 위작이라고 판정한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감정협회)가 이번 진위논란의 진원지로지목한 것들이다.

그림의 진위가 현재 불분명한 가운데, 전시 추진 과정에서 모 방송사의 녹화된작품 이미지들을 본 미술계 인사들은 이 그림들이 모두 가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감정협회는 지난 22일 이 화백의 유족인 이태성(56.일본명 야마모토 야스나리) 씨가 마련한 공개간담회를 통해 모 방송사의 녹화자료라며 박수근ㆍ이중섭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가 유족을 만나 20-30점을 기증했다고 주장한 뒤 문제가 된작품들이 한국에서 건너간 작품의 일부라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감정협회가 자신과 전시준비원회 측을 범죄조직으로 몰고가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나 작품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정협회에 대해 "기존에 나와 있는 이중섭의 좋은 작품 300여 점을 제외하고 다른 것이 나오면 다 가짜라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 불쾌하다"면서 감정협회가 의혹을 제기한 것처럼 이 화백의 유족에게 작품을 기증하겠다고 제의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이어 방송사측이 상태가 안 좋은 은지화 다섯 점의 표구를이태성 씨에게 의뢰했으며 이씨로부터 그림보관증을 받아뒀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이 화백의 일대기 영화를 준비중인 마크 엔터테인먼트의 마크 하토리 대표에게 그림 3점을 주고 50만엔을 받아 유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어떤 그림들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크 대표는 "한국에서 김씨가 그림 석 점을 주었으나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고 한국에 두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서울옥션측은 전했다.

김씨는 "이제 인생을 정리할 생각에서 3년 전부터 모 방송사 측과 전시를 준비했다.

그대로 전시해야 대향(이중섭의 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좋은 작품 400점을 공개해 문화재로 등록하거나 미술관을 세워 국가에 기증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나머지 작품들은 미술계 인사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에 대해 한번도 감정을 받아본 적은 없으나미술계의 유명인사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김태원 한서대 교수는 감정협회가 부친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의 일부가 이중섭의 유족에게 흘러 들어갔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부친이 지난 20일문제의 그림 '아이들'과 동일한 엽서재료를 장안평에서 뭉치로 구입했다는 주장을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감정협회와 유족 간 진위논란이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데는 기존에 있는 그림들만을 이중섭의 그림으로 인정해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이중섭 그림과는 채색이나 세부표현 등이 다른 작품들이 나올 경우 이를 이 화백의 작품으로 받아들여야하는 문제가 있다.

감정협회는 감정의뢰를 받은 '물고기와 아이'의 경우 기존의 진품들과 세부표현이 다르고 이미 시중에 숨어 있다는 김씨의 그림들을 찍은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가짜라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새로 나오는 이중섭의 그림들과 대조할 이중섭 그림들이 없다는 점에서진짜 그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김씨가 이날 공개한 그림 중 일가족 네 명이 한데 어울려있는 모습과 나비 네마리를 그려넣은 그림의 경우 이태성씨가 이틀전 공개감담회를 통해 공개한 그림과나비의 숫자만 다를 뿐 구도나 채색은 유사하다.

기존에 보지 못한 그림인데 이처럼 비슷한 그림이 몇 종류 존재한다는 사실은여러 개의 위작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주장이 있으나 아직 우리가알지 못하는 이중섭의 그림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새로 나오는 그림을 봐야 한다는 반론이다.

이와 관련, 김씨 측은 새로운 그림들을 이중섭의 진짜 그림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이중섭의 그림들을 이미 소장하고 있는 기득권층의 횡포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70년대 후반 한 중개인의 소개로 창신동의 한 이삿짐 속에서 나온박수근 작품 200여 점도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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