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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5 19:30 수정 : 2005.04.25 19:30

온세대 웃음 안겨준 ‘국민만화가’

‘임꺽정’ ‘수호지’ 등 숱한 화제작
‘신문연재’ 인기 폭증…새 ‘문화현상’ 낳아

<십팔사략> <임꺽정> 등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고우영씨가 지난 25일 낮 12시30분께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67. 고인은 2002년 수술을 받았던 대장암이 최근 재발, 폐로 전이돼 치료를 받아오던 중이었다.

고 화백은 어린이 만화는 물론 청소년용 극화, 고전을 각색한 청장년층 만화까지 넘나들며 반세기 동안 전 세대에 걸쳐 사랑을 받아온 국민 작가다.

16쪽짜리 딱지만화 <쥐돌이>(1952년)를 시작으로 1960년대 어린이만화 가운데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짱구박사>, <임꺽정> <수호지> <서유기> <만화 십팔사략> <수호지 2000> 등 고인의 수많은 작품은 연대별, 장르별로 해방 이후 한국 만화사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정도다.

고 화백이 만화작가로 진가를 발휘한 작품은 1972년 <일간스포츠>에 연재한 <임꺽정>이다. 당시 신문 지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와이드 연재 만화라는 혁신적 방식으로 전 세대 독자층을 대번에 끌어당겼다. 1971년까지 2만부에 지나지 않던 신문이 이 만화로 인해 4년이 지난 1975년 30만부를 발행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고우영의 힘’이라고 평가된다.


▲ 대표작 ‘삼국지’ 등장인물 관우.
고인은 특히 고전을 현대적인 색채와 해석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련되면서도 사실적인 그림에다 감각적이고 튀는 용어는 현대인, 무엇보다 젊은층의 입맛을 정확히 충족시키면서 고우영의 만화가 1970~80년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자리하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특히 70년대 신문 연재물 <수호지>에 등장했던 장사 무송의 형 ‘무대’는 역대 한국 만화 인물 가운데 가장 빼어난 캐릭터로 꼽히기도 한다. 1975년 서울 시내 각 대학에 ‘무대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고 화백 자신이 문화적 아이콘이기도 했다.

만주가 고향인 그가 평양을 거쳐 서울에 정착한 게 1946년. 중학교 시절 피난지 부산에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1998년 문화관광부 한국만화문화대상 공로상, 2001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받았고, 1988년~92년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 100대 도서에 만화로는 드물게 그의 <일지매>가 선정되어 전시될 예정이고 최근까지도 <십팔사략>을 스포츠신문에 다시금 연재하던 중이었다.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27일 아침 9시. 이어 10시께 일산 마두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갖는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인희씨와 첫째 아들 성우씨 포함 3남1녀. 011-9090-8678.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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