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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소설 <굶주린 여자>와 <영국 연인>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추어 내한한 중국 작가 홍잉이 17일 오전 서울 명동 로얄호텔 2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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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기 여성 작가 홍잉(43)이 한국을 찾았다. 자신의 두 장편소설 <굶주린 여자>와 <영국 연인>의 번역 출간에 맞춘 것이다. <굶주린 여자>(김태성 옮김, 한길사 펴냄)는 중국 충칭에서 가난한 집안의 사생아로 태어난 작가 자신이 60년대 초중반의 대기근과 문화대혁명, 천안문사태 등을 거치며 고통과 시련 속에 성장한 과정을 담은 자전 소설이다. 또 <영국 연인>(김택규 옮김, 한길사 펴냄)은 버지니아 울프의 조카인 영국 청년 시인 줄리언 벨이 중국 여인과 나눈 성애를 그린 ‘모델 소설’이다. 두 작품 모두 중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굶주린 여자>는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나고 <영국 연인>은 주인공 후손들의 명예훼손 송사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장편 ‘굶주린 여자’ ‘영국연인’ 번역 출간 “<굶주린 여자>는 100% 자전적인 나 자신의 체험이자 내 연배 중국 여성들의 삶의 역정을 대표해서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삶이 비록 힘들지라도 끝내는 극복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으며, 나아가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진행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17일 낮 내한 기자회견에 임한 홍잉은 두 소설을 쓰게 된 배경과 그 작품들이 중국과 해외에서 불러일으킨 반향, 그리고 런던과 베이징을 오가며 작품을 쓰는 자신의 글쓰기 방식 등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에 머물 때는 베이징의 한국인 구역인 ‘왕징’에 살면서 먹고 입고 쓰는 것 모두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하다시피 한다는 그는 매우 세련된 차림에 적극적인 태도로 질문에 답했다. “나는 스스로를 글 쓰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짐작한다. 유럽 독자들이 내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 홍잉의 소설은 2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에서 지난 한 해 동안 30만권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도 그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1997년에는 <굶주린 여자>가 대만 <연합보>가 뽑은 ‘독서인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중국의 10대 인기작가에 선정되었으며, 2001년에도 <중국도서상보>가 뽑은 10대 여성작가 가운데 최고 점수를 얻었다. “비록 영국 국적을 지니고는 있지만, 내 문학의 조국은 바로 내 모국어인 중국어다. 몸이 조국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은 더욱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한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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