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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3 15:31 수정 : 2005.05.23 15:31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23일 새벽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음악계가충격에 빠졌다.

기업인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던 분야인 클래식 음악계, 특히실내악 발전과 음악영재 발굴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전폭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금호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음악인들을 지원했고, 이 외에도 예술의전당 이사장, 통영국제음악제 이사장,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문화계 전반에 걸쳐 대표적인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음악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기업가로서 박 명예회장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고 후원했던 이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슬픔을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김용배 사장은 "함께 의욕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몇 개 있었는데 결실을 보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음악계의 큰 별이 졌다"고 애도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는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말이 안 나오더라"며 "음악계에 이만한 분이 안 계셨는데 정말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제자인 손열음(19) 양에 대한 박 명예회장의 각별한 애정을 언급하며 더욱 안타까워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손양은 박 명예회장이 발굴해 키운대표적인 음악영재. 김 교수는 "열음이 관계로 은혜도 많이 입고 더 가깝게 지냈던 분이라 개인적슬픔이 정말 크다"며 "어떻게 이 슬픔을 표현해야 할지, 이 분을 추모하는 길은 음악을 통한 것 밖엔 없는데 어떤식으로 해야 할지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연주를 떠나는 길이라는 열음 양은 전화통화에서 "외국공연 갈 때면 용돈도 주시고, 직접 외국으로 공연보러 오셔서 응원까지 해 주시고 친 할아버지 같은분이셨다"며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도 미국으로 달려가는 건데…"라며 말을 잇지못했다.

피아니스트 신수정 교수(서울대)는 "어려운 클래식 음악계, 특히 음악영재들을키우는 데 모든 걸 바치셨던 분"이라며 "음악계의 큰 기둥이 너무 일찍 쓰러지셔서뭐라 말할 수 없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금호현악4중주단 멤버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김의명 씨는 "재정적으로 더 많은 후원을 하는 이는 앞으로 또 나올지 모르지만 순수한 마음으로까지 후원하는 이는 그분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금호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의회 직원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역 은퇴 후 문화계 일에 전념하면서 아무래도 가장 아꼈던 이들이 바로 재단과 메세나협의회 직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금호문화재단 안영리 팀장은 "정말 특별하신 분인데 갑자기 가셨다"며 눈물을흘렸고, 메세나협의회 박찬 국장은 "회장께서 돌아가셨다고 직원들이 눈물 바다가되는 곳은 아마 여기밖에 없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박 명예회장은 1990년 실내악단 금호현악4중주단을 창단, 세계 60개 국 70개 도시에서 음악회를 개최했고, 2000년엔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내에 전문 공연장인 금호아트홀을 열어 연주자들에게 무대 기회를 줬다.

특히 음악영재들을 키워야 한다는 신념 아래 음악영재 지원 사업을 펼쳐 영재콘서트를 개최하고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장학금, 악기, 무료 항공권, 국제 콩쿠르 진출 기회 등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이로 인해 얻은 열매들이 바로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권혁주 레이철리김소옥 김혜진, 첼리스트 고봉인 등의 유망주들. 박 명예회장은 이들이 국제 무대에설 수 있도록 외국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를 손수 주선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2003년부터는 '세계 10대 오케스트라 초청 프로젝트'를 추진, 뉴욕 필하모닉, NHK교향악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의내한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공로로 금호문화재단은 2002 메세나 대상을 수상했으며, 박 명예회장은지난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독일 몽블랑 문화재단이 주는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받았다.

이처럼 막강한 후원자가 사라진 만큼 음악계는 깊은 애도와 함께 향후 금호문화재단 등을 통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혹시라도 위축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음악계 업적 등 추가>>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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