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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지숙 <이대학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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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절대 지존, 사회계열=하위권 지방대 의대, 인문계열=지방대 수의대…’. 한 네티즌이 연세대 비공식 커뮤니티 ‘연세정보공유(연정공)’에 올린 글이다. 치졸하기 그지없는 이 공식에 흥분한 과 학생들의 리플이 폭주했다. 이 곳 뿐만이 아니다. ‘A대보다 B대가 낫다’, ‘C대는 실속 없어 지방대 수준이다’ 등 과 대항으로, 학교 대항으로 게시판들 곳곳에서 쇳소리가 난다. 한꺼번에 몰려들어 서버를 다운시키고 비방글로 도배하는 ‘훌리건’과 무조건 남의 말을 비꼬며 토론을 방해하는 ‘꽈배기’도 극성이다. 이화이언은 이대 총학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훌리건들에게 습격당한 바 있다. 이화이언 운영자 최은경씨는 “비밀단어를 만들어 훌리건·꽈배기를 막아보려 하지만 비밀단어 유출 가능성이 있어 늘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스누라이프도 글 올린 후 24시간 안에 닉네임을 바꾸지 못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운영자 유광열(컴퓨터공학 4년)씨는 “익명게시판 때문에 오는 학생들이 많아 실명제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운영상의 난점을 털어놓았다. “나 외롭소” 그런데도 학생들이 익게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흥적인 글들일지 몰라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말할 공간에 여기 밖에 없다”는 성대 홍다혜(경영학 3년)씨의 말처럼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학생들이 얻는 것은 의외로 ‘위안’이다. 얼마 전 한 대학 커뮤니티에 ‘나 외롭소’란 뜬금없는 글이 올라왔다. 서로의 과를 비난하던 꽈배기들까지 ‘나도 외롭다’, ‘소개팅을 해봐라’ 등 수십 개의 리플을 달았다. 익게의 가벼움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벼움이 진실이라면 표현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 성적 농담이나 연예인 얘기도 그렇다. 그것들이 오간 뒤 더 깊은 외로움이 서로에게 말을 건다. 김강지숙 <이대학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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