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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여성미술제 한국,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7개 나라 여성 미술인들이 섹슈얼리티를 화두 삼아 작품 난장을 차린다. 사단법인 여성문화예술기획은 6월16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 본관에서 ‘판타스틱 아시아-숨겨진 경계, 새로운 관계’라는 제목으로 3회 여성 미술제를 펼친다. 아시아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9차 여성학 대회(6월19~24일 이화여대)에 때맞춰 열리는 여성주의 미술전이다. 성욕과 성 행위에 연관된 여러 제도와 규범, 생각들의 총체를 뜻하는 섹슈얼리티를 국가, 지역 차원으로 확장해 사유하면서 억압받는 아시아 여성들의 몸과 성을 성찰하자는 뜻이 숨어있다. 전시장에는 6개 나라 작가 19명의 사진, 비디오, 설치, 회화작품 30여 점이 나온다. 출품작가들은 각자의 본거지에서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일관되게 작업해온 이들이다. 한국에서는 대안적 작업으로 주목받는 태이, 김화용, 송상희, 장지아씨 등 30대 여성작가 7명이 참여하고 일본의 구사마 야요이, 시마다 요시코, 중국의 린 티엔미오, 대만의 린 히쉰 에바, 인도네시아의 울리아 틴틴 등 각국의 쟁쟁한 여성주의 작가들도 출품한다. 작가들은 국가나 지역 공동체 특유의 관습이나 제도적 압력 때문에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쌓인 양성애, 동성애적 욕망과 갖가지 성적 환상들을 다기한 매체작업으로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어머니에게 자신을 성적 존재로 솔직히 드러내지 못한 고민을 담은 정은영씨의 사진설치 <엄마가 죽으면>이나 이전 전시회에서 서랍 설치물을 통해 관객들로부터 수집한 성적 욕망에 대한 내밀한 고백 쪽지를 보여주는 요시코 시마다의 이색 작업이 눈길을 끈다. 과일에서 여성의 성기처럼 생긴 부분을 찍은 왕샤오휘의 작업들, 귀여운 여자 캐릭터 몸 사진 위에 여러 얼굴 사진을 덧붙여 남성들의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암시한 스즈키 료코의 <애니코라>연작, 성애적인 패티시 퍼포먼스로 남녀의 성 욕망과 성 정체성을 헤집어본 장지아씨의 영상물(사진) 등도 나왔다. 16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식에는 페미니스트 무용가 박신애씨가 퍼포먼스를 하며 이어 오후 6시부터는 관객들과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토의하는 ‘플로어 토크’가 마련된다. (02)3446-1828.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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