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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1 18:35 수정 : 2005.06.01 18:35

조지 버나드 쇼는 퀴리 부인과 함께 가브리엘 샤넬을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여성이라 말했다고 한다. 퀴리 부인이 방사능을 발명하여 인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줬다면, 샤넬은 여성들에게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자유’를 선물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줬다. 추축컨대 아마 퀴리 부인도 연구실에서 커다란 스커트 자락 때문에 비커 몇개를 깨트렸을 것이고, 뇌세포를 죽일 것 같은 숨 막히는 뷔스티에를 벗어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셔츠나 바지, 재킷과 같이 드레스가 아닌 분리복식(分離服飾)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복식사에 있어 여성들이 이러한 ‘룩’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브리엘 샤넬의 새로운 룩은 단지 복식사에 획을 그은 것만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사회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혁명이었다. 그렇기에 지난 5월5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아트 커스텀 인스티튜트에서 열리고 있는 샤넬전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모두 19부분으로 이루어진 이번 회고전은 샤넬 하우스와 박물관, 그 밖의 세계 여러 곳에 보관돼 있던 1920년대부터 선보인 그의 의상과 액세서리들을 한데 모았다. 이번 전시회에는 비디오 아티스트 마리 메일러드의 ‘월 페이퍼 프로젝트’가 전시장 곳곳에서 상영됐고, 새로운 디자인과 내용을 담은 에드몬드 찰스 록스의 저서 <샤넬 그리고 그녀의 세계: 친구들, 패션 그리고 명성>과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보석 세트, 칼 라거펠트가 샤넬의 이미지를 핸드 드로잉한 실크 프린트 스카프가 함께 판매됐다.

이 전시에서는 남성 속옷이나 수영복에나 사용됐던 소재인 저지(신축성이 있는 소재로 지금은 티셔츠나, 원피스 등 많은 곳에 쓰이고 있다)로 만들어진 드레스, 코트 카디건과 군복에서 영감을 받은 샤넬 특유의 블랙 재킷(많은 사람들이 수백 수천가지로 변형하기도 한 하얀 줄무늬로 소매단을 정리하고 금단추를 단 재킷), 란제리에서 영향을 받은 집시 드레스와 남성복에서 영향을 받은 수트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샤넬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바지를 과감하게 도입했고, 단추를 채우지 않아도 우아하게 걸쳐 입을 수 있는 재킷을 디자인했다. 또 스커트 길이를 짧게 했고, 다리를 꼬거나 자동차를 탈 때 편하게 내리고 탈 수 있도록 스커트에 주름을 넣었다. 또한 팔을 올리고 내리기 편하도록 어깨 둘레를 깊이 파고 소매통을 넓혔다. 여기에 그가 항상 하고 다녔던 진주 모양의 액세서리를 장식했다. 이런 모든 디자인들은 단지 실용성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그만의 우아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됐다. 샤넬이 종종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패션은 사라질지라도 스타일은 남는다’라고. 전시는 오는 8월7일까지 계속 되며 홈페이지(metmuseum.org)에서 볼 수 있다.

서은영/스타일리스트 사진 샤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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