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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2 16:52 수정 : 2005.06.02 16:52

"제주의 21세기 전략으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환경기술(ET)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기술(CT)입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2일 21세기제주시발전위원회가 중소기업센터에서 개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문화의 세기에 제주가 나아갈 방향'이란 기조 강연을 통해 "태풍에도 넘어지지 않는 전설적인 밭담과 집담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는 한반도의 `일지매'와 같은 곳"이라고 말 문을 연 유 청장은 미술사학자의 예리한 시각으로 도내 문화유산들의 왜곡된 변화상을 들추며 `제주의 정체성'을수차례 강조했다.

유 청장은 "시멘트 바닥이 깔리고 콘크리트 건축물이 들어선 마라도에서 어디제주 사람들의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겠느냐"면서 "제주의 옛 돌담은 체계적으로가꾸지는 않았지만 우리를 살려주는 자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돌담이 없어지는 것은 그 자체 뿐만아니라 거기에 올라가던 인동초, 밑에 자라던 수선화 등 자연이 주고 있었던 원초적 감동들을 점점 잃어버리는것"이라며 "돌담이 갖고 있는 정서를 도민들이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문화시설은 그것 자체가 갖고 있는 역사적 상상력과 정취가 있을때가치가 있다"며 " 관제화된 기념물로 만들어 버린 북제주군 `항파두리' 유적지에서어디 대몽항쟁기의 비장함을 느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같은 왜곡이 "옛 모습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방치라고 잘못 생각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옛날에는 비를 못세워 눈물의 글로 써놨던 작은 비문을 읽는 동안에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던 그 엄청난 비극의 현장 `백조일손지묘'에 허위의식에 가득찬 위령탑이 세워지며 역사성과 비장함은 사라져 버렸다"고 꼬집었다.

유 청장은 남제주군 대정읍 추사적거지와 관련, "대정읍성과 추사적거지를 합쳐국가 사적으로 승격시킨뒤 문화재정에서 예산을 투입, 보완하겠다"며 "추사작품의경우 10∼20명의 `추사동호회' 회원들이 한 사람이 한 작품씩 기능하기로 얘기돼 조만간 결실이 나올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충남 예산의 추사선생 고택보다 제주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그분의 예술이 완성된 곳이 바로 제주라는 개인사적, 예술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덧붙였다.

그는 또 "제주시의 문화유산중 산천단 곰솔은 관광자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주변의 문화재청 소유 토지를 제주시로 넘겨 활용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말한뒤 "오현단을 막고 있는 노인복지회관은 잘못된 것인 만큼 철거해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복궁 경회루 공개는 특권계층들만 연회했던 곳을 백성들에게 돌려둔다는 의미도 있지만 더 큰 것은 망가지지 않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출입금지가보존책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 관덕정의 돌하르방은 민(民)에서 요구하는 것을 관(官)이 나서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시대에 만들어진 어떤 민속보다 가장 뒤어난 작품"이라며 "제주가갖고 있는 여러 일들을 수행하는데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삶의 체취가 나오는 속뜻을 떼버리면 제주가 지향하는 21세기의 그 어떤 것도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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