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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36.5° 100° 문화·생활소식 다양하게
‘대학 길라잡이’ 첫선…국제면 전진 배치도 <한겨레>는 지난 5월16일치 신문인 창간 17돌 기념호부터 지면을 전면 개편했다. 1988년 창간 이후 그동안 여러차례 지면 개편이 있었지만,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이번 개편만큼 크게 바뀐 적은 없다. 1섹션의 심층적 기획기사 강화, 국제면 전진 배치, 새 섹션인 ‘18°’ ‘36.5°’ ‘100°’ 발행, ‘함께 하는 교육’ 개편 등등 …. 이 모든 변화는 새로운 지면을 통해 제2 창간의 열정과 노력을 주주·독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이번에 새로 선보인 ‘18°’ ‘36.5°’ ‘100°’는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섹션 타이틀이 참신할 뿐 아니라 읽을거리도 다양하고,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반응이 주조를 이룬다. 교사인 독자 임훈씨는 “‘18.0°’ 섹션이 특히 마음에 든다”며 “학생들에게 <한겨레>를 스크랩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 섹션은 따로 철을 해서 계속 모아서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18°’의 타블로이드판형이 새 글꼴인 ‘한겨레 결체’(한결체)와 조화를 이뤄 읽는 맛을 한층 더하게 한다는 평가도 많다. 매주 월요일 발행되는 ‘함께 하는 교육’도 새 단장을 했는데, 여전히 인기가 높다. 출판사 개마고원 대표인 독자 장의덕씨는 “원래 ‘함께 하는 교육’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좋다”고 평가했다. 5월부터 월1회 16면의 대학·입시 정보섹션인 ‘대학길라잡이’도 펴내, 교육관련 정보를 더 다양화했다. 그러나 외형상의 변화가 2섹션만큼 크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더 큰 변화는 1섹션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겨레는 창간 17돌 기념호에서 “우리 사회 현안들의 본질을 꿰뚫는 심층적 기획기사 중심으로 1섹션을 만들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하고 깊이있는 정보에 목말라 하는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2주일 동안 ‘법조·경제관료 줄줄이 삼성 블랙홀’ ‘납품값 후려치기 피멍든 중소기업’ ‘치료받지 못한 상처 원폭 피해’ ‘세계 지성과의 대화’ 등 기획기사와 ‘김재규 지시로 김형욱 납치 살해’ ‘제부도 보트 참사 20분 거리에 해경 경비정 있었다’ 등 특종기사들을 내놓았다. 또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역량있는 통신원 28명이 다양한 국제 뉴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한겨레>는 주주·독자들에게 약속한 수준의 지면을 내놓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제2 창간 선언이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분발하겠다는 것을 다시한번 약속드린다. <한겨레> 안재승 기자 jsahn@hani.co.kr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인터넷한겨레> ‘의열이 형 어디 계십니까’를 보고 “의열이 형, 어디 계십니까? 한겨레 주주로서 함께 느꼈던 자부심과 염원. 오늘 선배의 연락처마저 잃어버린 못난 후배의 심정으로 주주님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라고… <한겨레> 창간 17주년을 앞두고 나온 이 광고가 바로 한겨레의 위기를 말해주는 듯해, 독자로 착찹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일반시민 2만7천2백23명이 출연한 창간기금 50억원으로 탄생했다. 그 해 10월 한겨레 신문은 국민 모금 캠페인을 벌여 1989년 발전 기금 1백17억원을 조성했다. 이 종자돈으로 한겨레는 1991년 서울 공덕동에 사옥을 마련하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독일산 윤전기를 힘차게 돌려나갔다. 해직기자 중심으로 탄생한 한겨레는 당시 군사정권의 불의에 항거하지 못하고 그들과 결탁해 이나라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데 한몫했던 기존 신문에 실망했던 독자들에게 대안언론으로 자리잡았다. 나아가 가로짜기, 한글전용 등 편집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수만명 국민주주 참여는 족벌사주 체제의 다른 신문에 충격이었다. 한겨레는 자유와 정의를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떠한 협박과 회유에도 굴복하거나 현혹되지 않고 총과 칼보다 강력한 붓으로 사회 그늘진 곳의 힘없는 서민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렇던 신문이 17년 세월 앞에 시련을 맞게 되었다. 경영난이 바로 그것이다.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던 한겨레가 경영 위기에 몰리는 것은 한국 언론계, 나아가 사회 전체의 균형 상실이라는 점에서 큰 손실이다. 한겨레의 경영위기는 경기 침체와 신문 시장 축소 등 외부환경 탓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한겨레는 다른 언론사처럼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특혜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있는 사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신문사의 부채나 적자 규모도 다른 언론사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경위야 어떻든 한겨레가 도전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다. 책임은 한겨레가 분명히 져야 하나 한겨레가 도의적 책임 앞에서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한겨레는 창간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새 도약을 위해 한겨레를 같이 일구었던 의열이형을 목청껏 찾고 있는지 모른다. 한겨레는 창간 이래 가장 길고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한겨레에는 이러한 고통을 이겨낼 힘이 있을 거라 믿는다. 그것은 ‘한겨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며 릴레이 광고를 내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은 한겨레만이 갖고 있는 최대 자산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만든 한겨레의 ‘새봄’이 이런 점에서 기대되는 것이다. 5월6일 게시판 ‘신부범’님의 글
‘한겨레 새얼굴’ 을 만들어 주세요 제호 디자인 국민 공모 “<한겨레> 새 얼굴을 찾습니다.” 지난달 16일 한겨레가 17주년 창간기념호를 내면서, 1면 한 쪽에 ‘괴상한’ 알림이 나왔다. 얼굴을 찾는다고? 얼굴도 바꾸나. 그럼 성형수술 한다는 말이네. 정말 한겨레가 창간 17돌을 맞아 ‘성형수술’을 하려 한다. 한겨레의 얼굴, 매일 나오는 신문의 제호 ‘한겨레’의 녹색 띠 모양을 고치려 하는 것이다. 왜 고칠까. 그리고 왜 국민공모라는 방식을 택한 것일까. 지난 88년 5월 첫 신문이 나올 때는, 한겨레신문을 제호를 조선시대 <오륜행실도> 본문에서 집자한 목판글씨체를 뽑아 썼다. 목판화가 유연복씨의 ‘백두산천지도’를 배경그림으로 사용했다. 4개월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유홍준 미술평론가(현 문화재청장) 등 3인이 제호 도안 선정작업을 맡아줬다. 한겨레 제호는 지난 1995년 5월 대대적인 지면혁신 과정에서 배경의 백두산 천지 그림이 사라졌다. 이날 한겨레 사람들은 술을 기울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1년 뒤, 1996년 10월14일 서울대 미대의 도움으로 지면 디자인을 다듬는 과정에서 제호 자체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글씨체로 바뀌었다. 형태도 녹색 띠 모양이 됐다. 제호도 한겨레신문에서 ‘신문’ 두 글자를 떼낸 한겨레로 바뀌었다. 이로써 창간과정에서 세상에 태어난 목판글씨체는 9년 만에 ‘퇴역’했다. 한 시대가 넘어가는 것이리라. 그리고 다시 9년이 지났다. 이제 녹색 띠 한겨레 제호가 그동안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얼굴에 자리를 내주려 한다. 한겨레 제2창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정표로 신문의 얼굴, 제호 디자인을 바꾸려하는 것이다. 컴퓨터그래픽이 넘쳐 나는 세상 속에서 지금 디자인은 낡았다는 반응이 많고, 디자인적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도 변경을 추진한 이유이다. 지금 디자인은 글씨 대신 거꾸로 배경에 색깔이 들어가는 음영 글꼴이라 막힌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한겨레는 새로운 제호 디자인을 마련하면서 국민공모제라는 새로운 형식에 도전했다. 전문가 집단에 의뢰하는 방식보다 변화된 시대상과 새로운 미래상을 담을 제호 디자인을 국민들의 지혜로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마치 깊은 우물에서 속이 시릴 만큼 맑고 시원한 물을 길어 올리듯 말이다. 지난 5월16일 국민공모제 알림이 나간 뒤 디자인과 대학생을 비롯해 재야 서예가 등 여러 분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한결체처럼 유형의 결과물을 보고 독자들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양을 창조하는 작업이라 더딘 것도 사실이다. 6월 중순이면 대강의 모습이 드러날 한겨레의 새 얼굴은 어떤 모양일까. 설레임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한겨레>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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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층일수록 “눈에 쏙 들어오네”
‘한겨레 결체’ 독자들 반응
<한겨레>가 새로운 글꼴인 ‘한겨레 결체(한결체)’를 선보인 뒤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달 16일 새 글꼴의 신문(창간기념호)을 받다본 독자들은 일단 “어색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서로 ‘비슷비슷한’ 기존의 신문 글꼴에서 완전히 벗어난 파격이었기에 당연한 첫 반응이었다.
2~3일 지나자 <한겨레>가 선택한 변화를 두고 평가가 양 극단으로 나뉘는 양상으로 변했다. 한쪽에서는 “조잡하다”고 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세련됐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먼저 조잡하다는 쪽은 “신문이 마치 대학 신문이나 교회 주보랑 닮았다”는 혹평을 내놓았다. 심지어 전면 광고나 유인물 글씨체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겨레> 주주인 한 독자는 “글씨가 지면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라며 “예전에 백두산 천지 제호 없애고 현재 제호로 바뀔 때 불만이 많았는데 지금 그런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다른 한쪽은 “훨씬 눈에 잘 띄어 읽기 편하고 단정하다”는 찬사를 <한겨레>에 보내왔다.
특히, 글꼴의 변화를 세대 사이의 감성차로 이해하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젊은 쪽일수록 한결체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이미 다양한 잡지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이미 한결체와 비슷한 모양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한결체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글씨체와 비슷해 매우 익숙하다”고 말했다.
한눈에 한결체의 매력에 빠진 독자들도 있었다. 지난달 23일 ‘한결체의 베타버전을 공개한다’는 알림이 나간 뒤, 모두 20여명의 독자들이 “한결체가 너무 좋다”며 한결체를 요청해 왔다. ‘창작과비평사’와 같은 유력 출판사는 물론, 대학교수 글꼴연구가 등 전문가들도 요청했다. <한겨레>는 이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일부 독자들에게 베타버전을 보냈으며, 오는 10월9일 한글날 모든 독자와 국민들에게 이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글 글꼴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지난 88년 한겨레를 낳아 준 국민들께 드릴 선물로 말이다.
편집기획부/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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