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학 지평 열겠다” 죽음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웰빙’(well-being)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선 국내 처음으로 ‘죽음학회’(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출범한다.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정재현 연세대 교수·김성례 서강대 교수·송위지 서울보건대 교수 등 종교학·신학·사회복지학·보건의료학자들이 함께 죽음학회에 참여했다. 죽음과 관련된 학문 분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죽음학’이라는 지평을 개척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들이 구상하는 죽음학의 대강은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만날 수 있다. 4일 오전 9시30분부터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열린다. 미리 배포한 기조강연 원고를 통해 정진홍 교수는 “죽음학은 죽음 담론의 개념과 논리,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규범적인 가치, 그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우리의 죽음문화에 대한 되물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그 접근은 여러 방향에서 시도된다. 최준식 교수는 죽음의 세계를 경험하는 ‘근사체험’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다. 최 교수가 보기에 근사체험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실증적 연구의 대상이 됐다. 죽음의 실체에 접근할 유력한 통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근사체험 연구는 “삶에만 집착하는 한국인의 ‘죽음관’을 새롭게 정립시킬” 유력한 길이다. 윤영호 국립암센터 연구과장은 ‘품위 있는 죽음’에 주목한다. 윤 과장은 발표논문에서 “명백히 죽어가는 말기 환자에 대한 치료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고통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오히려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전통 무속과 유교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죽음관을 되짚어보는 논문들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죽음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상우 부산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지난 4월 <죽음의 사회학>(부산대 출판부)을 펴내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김 연구원은 죽음을 사회적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 및 유가족들의 일상을 심층면접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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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을 연구한다 |
4일 학회창립 학술대회
“죽음학 지평 열겠다” 죽음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웰빙’(well-being)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선 국내 처음으로 ‘죽음학회’(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출범한다.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정재현 연세대 교수·김성례 서강대 교수·송위지 서울보건대 교수 등 종교학·신학·사회복지학·보건의료학자들이 함께 죽음학회에 참여했다. 죽음과 관련된 학문 분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죽음학’이라는 지평을 개척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들이 구상하는 죽음학의 대강은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만날 수 있다. 4일 오전 9시30분부터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열린다. 미리 배포한 기조강연 원고를 통해 정진홍 교수는 “죽음학은 죽음 담론의 개념과 논리,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규범적인 가치, 그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우리의 죽음문화에 대한 되물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그 접근은 여러 방향에서 시도된다. 최준식 교수는 죽음의 세계를 경험하는 ‘근사체험’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다. 최 교수가 보기에 근사체험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실증적 연구의 대상이 됐다. 죽음의 실체에 접근할 유력한 통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근사체험 연구는 “삶에만 집착하는 한국인의 ‘죽음관’을 새롭게 정립시킬” 유력한 길이다. 윤영호 국립암센터 연구과장은 ‘품위 있는 죽음’에 주목한다. 윤 과장은 발표논문에서 “명백히 죽어가는 말기 환자에 대한 치료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고통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오히려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전통 무속과 유교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죽음관을 되짚어보는 논문들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죽음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상우 부산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지난 4월 <죽음의 사회학>(부산대 출판부)을 펴내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김 연구원은 죽음을 사회적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 및 유가족들의 일상을 심층면접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안수찬 기자
“죽음학 지평 열겠다” 죽음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웰빙’(well-being)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선 국내 처음으로 ‘죽음학회’(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출범한다.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정재현 연세대 교수·김성례 서강대 교수·송위지 서울보건대 교수 등 종교학·신학·사회복지학·보건의료학자들이 함께 죽음학회에 참여했다. 죽음과 관련된 학문 분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죽음학’이라는 지평을 개척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들이 구상하는 죽음학의 대강은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만날 수 있다. 4일 오전 9시30분부터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열린다. 미리 배포한 기조강연 원고를 통해 정진홍 교수는 “죽음학은 죽음 담론의 개념과 논리,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규범적인 가치, 그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우리의 죽음문화에 대한 되물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그 접근은 여러 방향에서 시도된다. 최준식 교수는 죽음의 세계를 경험하는 ‘근사체험’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다. 최 교수가 보기에 근사체험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실증적 연구의 대상이 됐다. 죽음의 실체에 접근할 유력한 통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근사체험 연구는 “삶에만 집착하는 한국인의 ‘죽음관’을 새롭게 정립시킬” 유력한 길이다. 윤영호 국립암센터 연구과장은 ‘품위 있는 죽음’에 주목한다. 윤 과장은 발표논문에서 “명백히 죽어가는 말기 환자에 대한 치료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고통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오히려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전통 무속과 유교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죽음관을 되짚어보는 논문들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죽음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상우 부산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지난 4월 <죽음의 사회학>(부산대 출판부)을 펴내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김 연구원은 죽음을 사회적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 및 유가족들의 일상을 심층면접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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