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3 18:13
수정 : 2005.06.0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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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베를린 장벽 조각을 소재 삼은 블라토브의 <직행>과 언시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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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상징물 통일염원 미술품 탈바꿈”
분단을 상징하는 휴전선 비무장 지대(DMZ)가 6~7월 현대미술 마당으로 탈바꿈한다. 비무장 지대 선전물, 대북 심리전 장비들이 통일과 평화를 비는 설치미술품으로 변신하고, 민통선 부근은 퍼포먼스 무대가 된다. 15일 서울 올림픽 미술관에서 시작하는 광복 60돌 기념 전 ‘베를린에서 DMZ까지’(7월31일까지)와 24일부터 한 달간 파주 민통선 부근과 헤이리 예술마을 등에서 펼쳐질 ‘DMZ-2005 국제전’의 얼개다.
‘베를린에서…’전은 비무장지대 냉전 유산들을 평화, 통일의 상징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의 평화미술전. 평화염원 전, 통일염원 전, 베를린 장벽 전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평화염원 전에는 작가 김정헌, 이반, 임옥상, 박석원, 전수천, 조성묵씨가 베를린 장벽의 1×1.2m짜리 조각 6점을 다듬어 만든 설치 조형물들이 볼거리다. 대북 확성기와 방음벽 따위를 소재화한 통일염원 전 출품작들도 이채롭다. 비디오아트 거장 백남준씨는 대북 선전방송 확성기의 증폭기를 개조한 신작을, 김창겸, 서용선, 최진욱씨 등 작가 20여 명도 이들 소재를 응용해 분단 극복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내놓는다. 베를린 장벽 전은 장벽 조각을 소재로 만든 아르망, 블라토브, 언시커, 칠리다 등 서구 거장들의 장벽 매체 작품 30여 점을 모았다. 장벽 조각 위에 사람 얼굴이나 망치, 정지 표지판 따위를 결합시킨 설치물들은 서구 예술인들의 반전·평화 의식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대형 포스트잇에 관객의 통일 염원을 적어 붙이는 ‘모자이크 토크’, 한영애, 보두앙 드줴 등의 퍼포먼스 등도 마련된다. 전시는 국립전주박물관(9월10~10월16일)과 부산(장소미정·10월30~11월27일)으로 옮겨간다.
www.i60dmz.org , (02)733-3961.
경기도가 기획한 ‘DMZ-2005 국제전’은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 도라산역, 임진각 일대에서 열린다. 12개 나라 작가 39명이 분단을 화두 삼은 장르 작업들을 내놓는다. 5천권의 책 장벽을 무너뜨리는 구자영씨, 민통선 부근 땅에 구덩이를 팠다가 다시 덮는 스페인 작가 산티아고 시에라, 북한 군복을 입었다 다시 벗는 임영선씨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관광지화한 땅굴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국 출신 작가 황용핑, 평양 모습을 담은 이탈리아 작가 아르민 린케의 사진 등도 나온다. (02)753-4549.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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