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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4 10:42 수정 : 2005.06.04 10:42

한대수씨가 “톱스타 전지현씨의 누드를 찍고 싶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화제]“한대수, 전지현 누드 찍고 싶다” 보도의 진실은?

한대수와 전지현. 현실 세계에서 두 개의 문화코드가 누드라는 예술의 세계에서 만난다면? 가정이지만 재미있는 상상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70년대 전설적인 포크록의 대부 한대수씨가 “톱스타 전지현씨의 누드를 찍고 싶다”고 해 화제가 되었다. 전지현과 한대수, 누드사진, 이들은 도저히 어울리지 않은 부조화인가?

전지현, ‘100만달러 몸 만들기’ 인터넷 녹인 ‘섹시스타’
한대수, 70년대 전설적인 포크록 대부, 누드사진가로 변신

전지현. 더는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대표 ‘섹시스타’다.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들은 연이어 온·오프라인에서 ‘대박’행진이다. 지난 16일 태평양 화장품 라네즈 광고로 제작한 ‘전지현의 100만달러 몸 만들기 프로젝트’ 동영상도 예외는 아니다.

네티즌들 사이에 “전지현의 절대 섹시미가 녹아 있다”는 찬사를 받는 이 동영상 때문에 라네즈 홈페이지(www.laneige.co.kr)의 하루 방문자는 100만명을 넘고, 동영상 상영횟수도 500만회를 넘어섰다. 또 네이버(www.naver.com)를 통해 나간 배너광고의 클릭률이 80%를 넘어서는 등 인터넷의 각종 기록을 갱신했다. 라네즈 홈페이지는 누리꾼들의 집요한 클릭을 감당하지 못하고 한 때 다운되기도 했다.


한대수. 젊은 누리꾼들에게 그의 이름은 낯설다. 그러나, 70년대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한대수는 한국 최초의 싱어송 라이터이자 포크록의 대부로 통한다. 그의 노래 ‘행복의 나라로’ 등은 한국 포크송의 고전에 속한다. 전지현 만큼 인기는 없었을지 몰라도 한대수는 70년대를 상징하는 문화코드였다. 한대수씨는 8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사진학교에서 사진 공부를 한 뒤 광고사진사와 건축사진가로 활동했다. 한씨는 사진집 <작은 평화>, <침묵> 등을 펴내기도 했다.

▲ 가수 한대수. 이종근 기자.


한 인터넷 웹진 “한대수, 전지현 누드 찍고 싶다” 보도

흥국생명이 발행하는 웹진 <세상엿보기>는 2일 한대수씨의 인터뷰를 통해 “톱스타인 전지현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세상엿보기>의 보도를 옮겨보면 이렇다.


지난 해 4월 30년 가까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몽골계 러시아인 아내 옥사나 알페로바(35)와 함께 서울 신촌의 한 오피스텔에 둥지를 튼 그는 미국의 뉴햄프셔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다 뉴욕의 사진학교로 옮겨 본격적으로 사진공부를 한 뒤 뉴욕의 ‘컬러 휠’과 ‘크로마 카피’에서 활동한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전지현을 지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여성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에 부족함 없는 이미지를 갖춘 미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진집은 국내가 아닌 미국과 유럽 등에 출시한다는 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었다.

지난해 열 번째 음반 <상처>를 발표한 그는 사진 분야에서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무대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한대수는 오래전부터 누드사진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집 거실 벽면에는 대나무 숲에서 찍은 커다란 누드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바로 자신의 아내 모습이다. 연애할 때부터 옥사나의 누드를 찍기 시작했다는 한대수.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 시절 몸매는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전지현과 한대수의 묘하게 잘 어울리는 조화다”
“데카당스적 탐미주의자, 물신주의 초절정 우상에 시비를 걸다”

이같은 보도는 인터넷신문인 <도깨비뉴스>에도 보도돼 누리꾼들의 시끌벅적한 입씨름을 불렀다.

“대수 아저씨, 지나가던 남자가 뜬금없이 당신 부인의 누드사진 찍고 싶다고 하면 기분이 어떻겠소. 전지현이 아무리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해서 돈을 벌고 있다고 해도, 이건 분명히 인격 모독에 성희롱이오.”(도깨비뉴스 ‘성희롱’)

“전지현과 한대수의 사진을 보니 묘하게 잘 어울리는 조화다. 이질적이면서도 뭔가 통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미술가’)

“절대 극강의 데카당스적 탐미주의자 한씨가 이 땅을 풍미하고 있는 극한 물신주의의 초절정 우상에게 시비를 걸었다. 전 인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문화적 실험을 던지기 시작했구나. 우리는 미녀와 야수의 게임을 보고 즐기자.”(‘한외수’)

▲ 배우 전지현. 라네즈 제공


한대수 “누드예술과 작품 이야기 하면서 지나가면서 나온 말”
“누드모델은 신비성과 성적매력 조화돼야, 전지현·고소영 정도”

그러나, 두 개의 낯선 문화코드가 예술세계에서 조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지현 탓이 아니다.

한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날 인터뷰한 기자와 누드예술과 다음 작품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말로 나왔던 것으로, 진정성이 없었다”며 “내가 한다고 해도 (전지현씨가) 하지도 않을 것이고, 전지현씨 정도면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그쪽과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씨는 “훌륭한 누드모델은 몸매뿐 아니라 얼굴에서 신비성과 성적 매력이 조화되어야 한다”며 “한국배우 가운데 그런 조건을 갖춘 이는 전지현씨나 고소영씨 정도일 것이라고 농담삼아 했던 말이 과장되게 옮겨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한씨는 누드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내며, 앞으로 한국의 누드를 서양에 알리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인간의 몸은 하늘이 준 선물이고, 젊고 아름다운 몸의 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누드 예술의 미학”이라며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은 누드 예술이 발달돼 있으나 한국은 인간의 몸에 대한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보려는 시도가 없이 바로 포르노로 가버렸다”고 비판했다.

한씨는 “누드를 예술로 보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수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누드를 찍었지만 모조리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이라며 “그런 과정을 겪다보니 모델도 쉽게 나서지 않고 사진작가들도 누드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하고 싶어도 시장이 엉터리가 돼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우리가 서양인들의 몸매와 누드에 호기심이 많은 것처럼 서양인들도 동양 여인의 아름다움을 갈망한다”며 “동양의 아름다운 자연과 동양인들의 몸을 찍어 서양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회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음악과 사진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관념의 문을 넓혀 서로 다른 종교와 사상을 이해하고 존중시켜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에게 누드는 몸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매개로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이해를 높이는, 평화를 향한 작업일 수도 있다. 누드에 대한 상업적 인식만 팽배한 한국사회와 그의 누드예술론은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누드사진작가로서 한대수가 전지현을 모델로 쓰고 싶은 속내를 숨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은 한대수씨와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전지현은 한국 여성의 고혹적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손색 없어”

▲ 가수 한대수. 시네와이즈 제공
-전지현씨와 누드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고 하던데?
=어디에 그런 기사가 나왔나? 잘못 전달된 것이다. 기자가 우리 집에 맥주를 마시러 왔기에 지나가는 말로 농담삼아 했던 말인데, 와전된 것 같다. 또 내가 원한다고 전지현씨가 해줄 수 있겠냐? 돈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 쪽은 기획사도 탄탄한데, 내가 그런 제안을 하면 화를 낼 것이다. 전지현씨 정도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아직 그쪽에 섭외요청도 하지 않았다. 기사가 될 이야기가 아니었다.

-농담이라고 했지만 전지현씨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인가?
=누드모델은 몸매가 좋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얼굴이 좋아야 한다. 얼굴에서 상당한 신비성과 성적인 매력이 조화되어야 한다. 한국의 톱스타 가운데 그 정도의 조건을 갖춘 배우라면 전지현씨나 고소영씨 정도라고 생각한다. 한국 여성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에 부족함 없는 이미지를 갖춘 미인들이다.

“인간의 몸은 하늘이 준 선물. 아름다움 포착하는 순간의 미학”
“한국 누드예술 실패는 상업적 수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누드 예술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몸은 하늘이 준 선물이다. 남자든 여자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가장 아름다운 몸을 가졌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를 잘 해도 인간의 몸은 ‘젊음’을 지켜낼 수 없다. 그래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누드예술의 미학이다.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영원히 간직하는 것은 모델로도 큰 영광이다. 작가도 대중들도 큰 아름다움에 감명받을 수 있는 예술장르가 필요하다.

▲ 배우 전지현. <씨네21> 손홍주 기자.
-한국의 누드예술을 평가한다면?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은 누드 예술이 발달돼 있다. 이미 50년 이상 누드예술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누드 예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포르노 밖에 없다. 우리는 인간의 몸에 대한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보려는 시도가 없이 바로 포르노로 가버렸다. 누드 예술이 설 자리를 잃었다.
그동안 김완선씨 등 여러 연예인들이 누드를 찍었지만 모조리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안다. 누드를 예술로 보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수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겪다보니 모델도 쉽게 나서지 않고 사진작가들도 누드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하고 싶어도 시장이 엉터리가 돼 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의 누드예술을 미국과 유럽 등에 전파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가 서양인들의 몸매와 누드에 호기심이 많은 것처럼 서양인들도 동양 여인의 아름다움을 좋아한다. 동양의 아름다운 자연과 동양인들의 몸을 찍어 서양에 알리고 싶다.

-16일에 몽고로 사진작업을 떠난다고 하던데?
=동양의 누드를 서양에 알리는 첫번째 작업이다. 아쉬운 점은 한국에도 훌륭한 모델이 많지만 모두 하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몽고 여성을 모델로 구하고 있다.

“노래와 사진은 관념의 문을 넓혀 평화로 나아가는 작업”

- 가수와 사진작가 어떤 것이 더 매력적인가?
=가수도 사진작가도 똑같이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가수로서 나는 음악을 통해서 사진작가로서 나는 영상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창작한다. 나는 음악과 사진을 통해 사회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 모순되는 점, 아름다운 점을 표현한다. 사람들에게 스쳐가는 순간들을 포착해서 노래하고 사진을 찍어 감동을 주려고 한다.

-당신의 사진과 음악 작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관념의 문을 넓혀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자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종교전쟁, 이라크 전쟁과 중국, 일본, 한국관계, 북한문제 등에서 보여지는 강대국이 약소국을 조정하려는 나쁜 기운 등 악의 씨앗이 가득하다. 관념의 문을 넓혀 다른 종교와 사상을 인정하고 남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넓은 마음과 이해심이 필요하다. 다른 문화와 사상에 대한 존경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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