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6 17:40
수정 : 2005.06.06 17:40
차이코프스키 작품 러시아어로 펼칩니다
“한국이 만든 러시아 오페라를 본고장 무대에서 러시아어로 공연하게 돼 의미가 무척 기쁩니다. 본 고장에서 제대로 공연해 심판을 받고, 또 한국 성악가들의 뛰어난 기량을 알리고 싶습니다. 더욱이 올해 한·러 수교 15주년을 맞아 한국과 러시아가 합동으로 공연한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죠.”
오는 10~11일 러시아 모스크바 문화센터(1100석 규모)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이올란타>를 공연하는 ‘삶과꿈 체임버오페라 싱어즈’의 신갑순 대표는 “성공적인 공연으로 우리 성악가들의 가창력과 무한한 기량을 확인하고 우리의 문화적인 수준을 본고장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문예진흥원 선정 해외교류 작품으로 선정된 이 오페라는 지난해 6월 엘지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최초의 러시아어 오페라 공연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연출을 맡은 신 대표는 “외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성악가들에게 힘과 자부심을 심어주고, 후배들에게는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주며, 한·러 관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러시아 공연의 배경을 설명했다.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10편의 오페라 중 마지막 작품인 <이올란타>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15세기 프로방스의 공주 이올란타가 아버지 르네왕의 지극한 보살핌과 볼고뉴의 기사 보데몬 백작의 목숨을 건 사랑으로 눈을 뜬다는 줄거리이다. 차이코프스키가 발레와 함께 공연할 수 있는 단막 오페라를 의뢰받아 만든 작품으로 1892년 초연 당시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이올란타>에 대해 신 대표는 “비록 1시간 반의 서정 단막 오페라이지만 차이코프스키가 죽기 전에 만든 작품답게 위대한 작곡가의 기량이 농축된 아름답고 격정적인 오페라”이라며 “어둠에서 밝음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향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러시아 공연에서는 러시아 유학파 박태영의 지휘로 러시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하며, 이올란타 역의 소프라노 김인혜(서울대 음대 교수)와 이연성, 김현오 등 한국 성악가 10여명과 볼쇼이극장 주역 가수인 테너 아나톨리 자이첸코가 보데몬 역으로 출연한다. 또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오페라극장 합창단이 합창을 맡는다.
지난 93년 4월에 창단된 ‘삶과꿈 체임버오페라 싱어즈’는 그랜드 오페라를 지양하고 <초월>과 <보리스를 위한 파티>, <마네킹> 등 국내외 초연작과 위촉작, 현대 작곡가의 작품 위주의 공연으로 국내 오페라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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