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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6 18:41 수정 : 2005.06.06 18:41



바닷물에 불은 채 밀려온 주검, 모랫벌에 사지를 풀고 엎드린 여인. 등짝을 드러낸 그는 친지의 죽음 앞에 울부짖는 중이다. 이 한 장의 사진에 지난 연말 지진해일(쓰나미) 참사에 휩쓸린 인도 타밀나두 주 사람들의 아픔이 오롯이 담겼다. 올해 세계 보도사진전에 출품된 6만9190점 가운데 ‘올해의 사진’으로 뽑힌 인도 기자 아코 다타의 수작이다. 역사성과 감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은 이 사진과 지난해 세계 곳곳의 사건 현장을 누볐던 사진 저널리스트들의 수상작 199점이 선보인다. 8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 서울 갤러리에서 열리는 ‘2005세계보도사진 전’에서다.

세계보도사진재단(WPP) 이 주관하는 전시 출품작들은 시선의 객관성이 요구되는 보도사진이다. 이에따라 전란의 참상과 기계문명의 비인간적 풍경에 주목하지만 자연과 인간사가 빚어내는 서정성과 인간미를 놓치지 않는다. 네덜란드 정부의 추방 명령에 항의해 입술과 눈꺼풀을 꿰맨 이란 망명자의 얼굴(파울 브리커), 의족을 떼고 수영장으로 뛰어드는 장애인 선수의 다이빙 장면(보브 마틴) 등에서 이런 특징을 엿보게 된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남아프리카 고아 소녀가 블루톤 하늘과 녹색 들판에 서있는 모습은 애잔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전한다. 이라크 전선에서 저항세력의 매복공격으로 벌집이 된 미군 차량을 새파랗게 질린 채 쳐다보는 신참 병의 모습(로버트 스완손)은 침략 전쟁의 부당성을 역으로 증거하는 작품이다. 사진 장르만이 지닌 인간적 호소력을 십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세계보도사진재단은 55년 보도사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네덜란드 왕실이 후원해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입장료 성인 7천원, 대학생 5천원, 초중고생 3천500원. (02)736-226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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