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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8 17:15 수정 : 2005.06.08 17:15



타인과 소통 끊은 우울한 ‘인간상’

“유학하고 사십대 중반을 넘어 돌아왔는데 별로 할 게 없었어요. 자꾸 사람 만나는 걸 피하게 되고 틀어박혔는데, 나중에 그런 습성이 그림감이 되더라구요.”

중견작가 남궁문씨가 그리는 근작들은 그의 고백에 걸맞게 대부분 푸석푸석하거나 종잇장처럼 얇은 자폐적 인간들이다. 덩어리의 느낌 없이 창백하고 자잘한 선으로 표현된 홀쭉한 몸체는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 마련된 작가 남궁문(49)씨의 개인전 ‘외출금지’의 전시장은 마치 밀폐된 작가의 방을 탐방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들머리의 종이오리기 작업에서부터 2층 구석의 2000년대 이후 작업까지 눅눅하고 답답한 기운이 따라다닌다. 그의 작품 특유의 우울한 인간상의 모습들은 참여미술에도 가담했던 80년대 초기작부터 보이는 특성이지만, 전시제목에 가장 걸맞는 느낌은 그가 가장 어려운 자폐적 시기를 보낸 2000년대 이후 근작들이라 할 수 있다. 옷걸이에 걸린 옷과 아래로 축 늘어진 남자의 모습을 백지에 오린 형상으로 나타낸 표제작 <외출금지>와 외출에서 돌아와 빨간 벽에 기댄 채 앉아있는 안경낀 남자의 모습, 까만 의자에 빨간 사람이 마치 젖은 종이처럼 늘어진 작품들이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석양>은 집에 칩거한 작가의 눈에 마치 사람처럼 비치는 석양의 노을을 주관을 섞어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26일까지. (02) 2020-2055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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