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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어른 되어 연주회자아 찾아주길… “자꾸 음악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달기 때문에 음악이 어렵게 들릴 뿐입니다. 음악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어요. 작곡가들이 다양한 기법으로 음들을 합쳐놓은 것에 불과하죠. 그런데 왜 우리들이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습니까? 저는 우리 인간에게 그런 본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이번 강의의 주제입니다.” ‘청소년 음악선생’ 김대진(43·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다시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김대진의 음악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시작하는 2005년도 예술의전당 청소년 음악회다. “클래식에 감동 받으면 곧 중독” 그는 올해 청소년음악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따라서 첫 출발도 가장 기본적이지만 쉽게 찾아내기 힘든 음악의 의미로 시작할 계획이다. 그가 강조하는 음악의 의미는 이렇다. 쇼팽의 <빗방울>이라는 곡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묘사한 작품이지만 <슬픈 소녀의 눈물>이라고 달리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사람들이 받는 음악의 감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5년간 예술의전당이 진행해온 청소년 음악회를 떠맡아 다달이 한차례씩 강의에서 연주와 해설, 지휘까지 1인 3역을 도맡아 하며 청소년 관객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무대 뒤 스크린에 노트북을 연결해 이론과 연주를 병행한 그의 독특하고 맛깔스런 강의는 청소년 관객 뿐만 아니라 클래식 입문을 하고자 하는 일반 청중에게도 인기다. “클래식에 감동을 받으면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다시 찾게 되죠. 그렇지 않은 것은 감동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청소년음악회의 목표를 기본적인 음악교육에 둔 것도 “음악에 대해 좀더 정보를 알게 되면 좀더 음악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좀더 그들을 감동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클래식의 대중화’가 아니고 ‘대중의 클래식화’를 통해 ‘클래식 관객의 수명’을 좀더 늘리려는 의도다. 맛깔스런 강의 일반인에도 인기 그는 청소년음악회를 진행하면서 가끔 초등학교 5~6학년 시절 텔레비전에서 즐겨보았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청소년음악회’를 떠올리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번스타인이 지휘와 해설을 맡아 음악의 핵심을 매우 적절하고 쉽게 풀어나갔는데 그런 음악회를 듣고 자란 청소년들의 음악적 수준을 생각해 보라”고 되물었다. 그는 청소년 음악회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애써 강조한다. 얼마 전 연주회장에서 어느 60대 관객으로부터 “지난해 청소년음악회를 빠짐없이 보았다. 교육방송에서 방영된 것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올해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새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음악회의 효과는 10년이나 20년 후에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김대진의 음악교실’을 찾았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어 연주회장을 많이 찾아준다면 가장 큰 보람이죠. 그때 비로소 한국이 진실한 음악적 강국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내 최고 인기의 피아니스트답게 그는 지난 4월 지휘자 데뷔에 이어 5월 뉴욕 링컨센터 피아노독주회를 마쳤고, 9월에 서울국제음악제의 폐막연주로 일본 삿포로교향악단과 서울·대전·도쿄·삿포로 4개 도시 순회 연주회, 한국인 최초로 아일랜드 국립교향악단 협연, 11월 한국방송 정기연주회 협연 등 바쁜 일정이 잡혀있다. (02)580-6400.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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