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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8 17:49 수정 : 2005.06.08 17:49

실질적인 승자인 뮤지컬 <광장의 불빛>의 한 장면. 정면이 여우 주연상을 받은 빅토리아 클락.

59회 토니상 ‘의심’ 연극작품상

제59회 토니상은 뮤지컬 작품상 후보에 오른 네 작품 <스패멀럿>, <광장의 불빛>, <제 25회 풋남 마을 철자법 대회>, <더럽고 비열한 사기꾼들>의 메들리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휴 잭먼이 작년, 재작년에 이어 세 번 연속으로 사회를 맡았는데, 오스카 시상식 사회자로 너무나 유명한 영화배우 빌리 크리스탈이 먼저 나와 자신이 사회자인척 너스레를 떨다 휴 잭먼의 전화를 받고서야 물러나는 재미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크리스탈은 이번 시즌에 원맨쇼인 <700번의 일요일>로 토니상 특별 공연상을 수상했다.

2004~2005 시즌의 연극 부문은 퓰리처상을 받은 <의심>과 대중적인 인기를 끈 <필로우맨>이 각각 작품상과 연출상을 나눠가졌고, 배우 부문은 신작인 <의심>과 리바이벌인 <글렌게리 글렌로즈>와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이 골고루 나눠가져 이번 시즌 브로드웨이 연극에 얼마나 많은 스타들이 올라와 피말리는 경쟁을 벌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가장 관심이 많은 뮤지컬 부분은 작품상 후보에 오른 네 작품 가운데 작곡·작사 상은 <남태평양>의 작곡가인 리차드 로저스의 손자 아담 구틀(<광장의 불빛>)이, 대본상은 작품상 후보 중 유일하게 오리지널 대본인 <제 25회 풋남…>의 레이첼 쉔킨, 연출상은 <스패멀럿>의 마이클 니콜스가 받아 창작에 관한 상을 골고루 나눠가졌지만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듯하다. <졸업>과 <클로저>의 감독이기도 한 니콜스는 생생한 현역임을 증명했다. 대본상을 받은 쉔킨은 뉴욕대 뮤지컬 창작과 출신으로 작곡을 맡은 뉴욕대 교수 윌리엄 핀과의 이번 작업으로 일약 뮤지컬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59회 토니상에서 가장 빈약한 부분은 안무였다. 쉽고 자극적인 춤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리 밋첼이 <새장 속의 광인들>로 안무상을 받기는 했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안무가 아예 의미가 없거나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것들이어서 주는 입장에서도 개운하지는 않았을 성 싶다.

<광장의 불빛>은 여우 주연상, 작곡·작사상, 오케스트레이션, 무대, 조명, 의상 디자인 등 여섯개 부문을 휩쓸고도 작품상을 받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남겼다. <프로듀서들>의 예매기록을 깬 <스패멀럿>의 작품상 수상은 예상된 바이기는 했다. 물론 이 작품이 졸작일 리는 없다. 아더왕이 기사들을 모아 성배를 찾으러 가다가 엉뚱하게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을 찾게 된다는 내용의 <스패멀럿>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미디의 경계를 너무 쉽게 허물어 허망할 정도다.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등장인물의 필연성은 오로지 웃기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 앞에서 완전히 무너지는데 그게 또 엄청난 재미를 선사한다. 만약 이 작품의 영국팀이 영국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게 아니었다면, 2001년 토니상 12개를 휩쓴 <프로듀서들> 못지 않게 밀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도 살짝 들 정도다. 이번 시즌 토니상은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수많은 신작과 일일이 다 기억도 할 수 없을 만치 많은 스타들이 무대에 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찜찜한 것은 뭔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뮤지컬은 음악과 춤을, 연극은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뉴욕/이수진(공연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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