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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8 18:01 수정 : 2005.06.08 18:01

극중·줄거리 등 ‘스타워즈‘ 와 닮은 꼴

마침내 <스타워즈> 영화판의 마지막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1977년 처음 개봉된 <새로운 희망> 이래 모든 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첫번째 시리즈가 개봉될 당시 평단으로부터 온갖 멸시와 비판을 받고, 본인 스스로도 부끄러워 이후 연출가로서의 크레딧을 포기하고 제작자로서만 남았던 조지 루카스로서는 감개가 무량할 것이다.

공연 칼럼에 웬 영화이야기인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스타워즈>와 무관할래야 무관할 수 없는 오페라 시리즈가 하나 있다. 게다가 이 오페라가 조만간, 올해 10월 서울에서 처음으로 상연된다. <스타워즈>보다 무려 2세기나 앞서 발표되었던 그 오페라는 다름아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다.

작품의 집필과정과 극중 캐릭터, 줄거리, 많은 면에서 이 두 작품은 많은 유사성을 내포한다. <니벨룽의 반지>는 총 4편의 오페라로 구성된 시리즈인데, 바그너는 그 가운데 2편인 <지그프리트의 죽음>의 대본에 가장 먼저 손을 댔다. 이후 그는 이 대본 이전에 설명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 프롤로그 개념의 1편을 제작했으니 그것이 다름아닌 <라인의 황금>이다. 루카스의 <스타워즈> 또한 누구나 알고 있듯 흔히 오리지널 에피소드라 불리는 4, 5, 6편이 먼저 제작, 발표되었다. 다만, 바그너와 다른 점은 루카스의 경우 시놉시스를 1편부터 순서대로 완성시켜 두었지만 1970년대 당시의 영화기술로는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4편을 먼저 앞세웠다고 한다.

이밖에도 <니벨룽의 반지>에 출연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스타워즈>의 그들과 닮아 있다. <반지>의 여전사 발퀴레들은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을, 신들의 우두머리 보탄은 다스 베이더를, 보탄의 쌍둥이 남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는 다스 베이더의 쌍둥이 남매 루크와 레아를, 지그프리트와 사랑에 빠지는 브륀힐데는 아미달라 여왕을 연상케 한다. 나흘 밤낮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오페라와 무려 30년 가까이 제작된 여섯 편의 영화 시리즈의 줄거리를 이 짧은 칼럼에서 일일이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두 작품이 모두 고대 영웅신화의 통과의례와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일맥상통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만은 언급할 수 있다. 흔히 <스타워즈>를 유아기적인 공상과학영화로 치부하는 이들은 제작자 루카스가 미국의 비교신화학자인 조지프 캠벨의 최고 추종자이며, <스타워즈>가 캠벨의 저서 <신화의 힘>(우리나라에는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으로 번역되었다)에서 비롯된 진지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니벨룽의 반지> 또한 북구 게르만 신화의 캐릭터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있는, 바그너가 신화에 대한 철저한 연구 끝에 완성시킨 신들의 이야기이니 그들은 닮은 꼴일 수밖에 없긴 하다.

이런 조지 루카스가 오페라계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의 데뷔작은 다름아닌 <니벨룽의 반지>. 올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된다고 하는데, 영화 팬과 오페라 애호가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사고 있는 프로젝트다. 지면관계상 <스타워즈>의 영화음반와 관련한 클래식 이야기는 다음 주에 풀어야 할 듯 싶다.

노승림 공연 칼럼니스트/성남문화재단 홍보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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