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7 16:58
수정 : 2005.06.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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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경제학자 앨버트 허쉬만이 주창한 독창적 개념인 ‘이탈’(exit)과 ‘항의’(voice), 그리고 ‘충성심’(loyalty) 등이 등장하는 저작. 1969년 출간 이후, 경제학은 물론 정치학·사회학 등 인접 학문 연구자들에게 여러 방식으로 ‘학문적 영감’을 던져줬지만,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 번역됐다. 그동안 허쉬만의 이탈과 항의라는 개념을 ‘인용’했던 여러 국내 학자들은 이제서야 우리말 텍스트를 갖게 된 셈이다.
허쉬만은 ‘전방과 후방 연계효과’라는 경제발전 개념을 내놓은 ‘제1세계 근대화론자’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의 사상적 궤적이 좌·우의 구분을 훨씬 뛰어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환상을 논파하는 대목은 이 저작의 백미다. 번역자인 아주대 행정학과 강명구 교수는 “생각의 여백과 그 여백이 주는 상상력의 자극이 허쉬만의 책을 읽는 또다른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과학 이론서라기보다는 정치와 경제를 넘나드는 한 사상가의 에세이다.
앨버트 허쉬만 지음, 강명구 옮김. 나남출판/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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